[권혁재의 사람사진] ‘싱어게인'이 찾은 보석
위로의 목소리 김기태
사실 JTBC ‘싱어게인’은 ‘한 번 더’ 기회가 필요한 가수를 위한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이를테면 목소리 하나로만 버텨왔던 무명 가수에게
그들의 이름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인 게다.
시즌 1, 2, 3을 거치면서 가장 떠오르는 이가 가수 김기태이다.
그는 스스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려는 가수’라며 무대에 올랐다.
‘싱어게인 2’ 당시 그는 이름 없는 33호 가수로 시작했다.
노래보다 먼저 자기를 소개하는 그의 목소리, 거치디 거친 쉰 목소리였다.
말하는 것조차 버거워 보이는 목소리,
오죽했으면 이 목소리를 들은 이선희 심사위원이
“저 목소리로 노래한다는 게 너무너무 신기하다”고 할 정도였다.
하나 거칠한 목소리로 내는 노래의 첫 소절에 숨이 멎는 듯했다.
나뿐만 아니었다.
그날 그 자리의 심사위원 모두 그랬다.
왜 그 스스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려는 가수’라 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가 품었던 절망이 그날 그 자리에서 희망과 위로로 다가왔으니…
노래 전 고개를 갸웃했던 이선희 심사위원은
“왜 이제야 나왔는지 모르겠다. 나와주셔서 감사하다”며 노래를 평했다.
결국 그가 그 거친 목소리로 ‘싱어게인 시즌2’ 우승을 해냈다.
우승자 인터뷰를 위해 중앙일보 스튜디오를 찾은 김기태는
"지금도 꿈 같고, 내일 이 꿈이 깰까 봐 무섭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또 “맑은 목소리를 늘 동경했다”고 고백했다.
게다가 “어릴 땐 노래를 못했다”고 덧붙였다.
늘 음 이탈이 나고, 쉰 목소리니 가수를 꿈꾸지 않았던 게다.
"당신의 노래가 위로가 됐다"는 말이 그 무엇보다 좋다는 가수 김기태,
그에게 절망이었던 목소리가 이젠 누군가의 위로가 됐다.
그는 '한 번 더’라는 기회를 통해 이젠 무명 33호가 아닌,
김기태라는 이름의 목소리로 위로를 건넨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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