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금리 후폭풍…지역은행 주가 일주일새 12.6% 하락

김경희 2024. 2. 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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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6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최근 부각되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 부실 문제와 관련해 “관리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고강도 긴축의 여파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투자금을 댄 지역은행 파산 위기로 번지는가 하면, 카드빚 연체율은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주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에 따른 수익 악화를 알린 후 미국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주가는 약 60% 하락했다. 6일(이하 현지 시간)에도 전날보다 22.2% 급락한 4.20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1997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달 31일 37.6%, 이달 1일 11.1%, 5일 10.8%에 이어 최근 네 차례나 두 자릿수 대 급락하면서 일주일 만에 시가총액 약 45억 달러(5조9700억원)가 증발했다.

우선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NYCB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정크)으로 강등한 영향이 컸다. 무디스는 NYCB의 손실과 자본금 감소 등을 이유로 장기등급을 ‘Baa3’에서 ‘Ba2’로 두 단계 강등했다. 전날 신용평가사 피치도 NYCB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하면서 전망도 ‘부정적’이라고 못 박았다.

이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출석해 “상업용 부동산 이슈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일부 금융기관이 있을 수 있다. 걱정된다”고 우려를 전한 것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NYCB 최고위험책임자(CRO)와 감사책임자가 최근 돌연 사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책임 회피 의혹도 제기된다. 일부 주주가 NYCB가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의 부실을 숨겼다며 연방법원에 집단소송을 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관건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 익스포저(위험)가 어디까지 전이되느냐다. 미국증시 내 지역은행 주가를 추종하는 KBW 지역은행 지수는 지난 6거래일간 12.6% 하락했다. JP모건에 따르면 중소형 은행이 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28.7%를 보유하고 있다. 해크만 웰스 파트너스의 러셀 해크만 창업자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어둡다는 증거가 많은 데다 최소한 오피스 시장의 경우 대중에 알려진 것보다 상황이 더 심각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 당국은 여전히 일부 중소형 은행의 문제일 뿐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옐런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 상당히 집중하고 있다. 관리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또 고금리·고물가에 카드빚에 의존하는 미국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신용카드 부채는 1조129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4.5%(1430억 달러) 늘어났다. 신용카드 연체율(90일 이상 연체 전환 기준)은 6.36%로 1년 전보다 2.35%포인트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남아 있던 2011년 2분기(6.9%)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18∼29세 청년층의 카드 연체율이 9.65%로 가장 높았다.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 대출 연체율도 0.82%, 2.66%로 1년 전보다 각각 0.25%포인트, 0.44%포인트 올랐다.

뉴욕 연은의 윌버트 반 데어 클로우 경제연구 고문은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 연체 전환이 팬데믹 이전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젊은 층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재정적 스트레스가 늘어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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