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만 빼꼼, 유빙에 갇힌 범고래 15마리…"구조 못한다" 왜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 앞바다 유빙에 범고래 10여 마리의 갇혀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NHK는 6일 홋카이도 시레토코 반도의 라우스 해안 인근 유빙에 범고래 떼가 갇힌 모습을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해안이 얼음으로 덮인 가운데 깨진 얼음 틈으로 얼굴만 내민 채 겨우 숨을 쉬는 모습이다.
보도에 따르면 범고래떼는 이날 오전 8시쯤 인근 어업자들이 처음 발견했다. 이들은 당시 한 운항회사를 통해 “범고래가 유빙에 갇혀 있는 것 같다”고 알렸다고 한다.
이후 드론을 사용해 해당 지역 바다사자 연구를 진행하던 해양 생물 전문가 츠치야 세이이치로가 이 사실을 최초 제보했다.
그는 15마리 정도의 범고래가 얼음 구멍에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그들이 호흡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밝혔다. 범고래의 잠수 시간은 수 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안 경비대는 범고래 구출을 시도했으나 얼음이 두꺼워 실패했다. 관계자는 “얼음이 깨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일본 최북단에 있는 라우스 해안은 북반구에서 북극 빙하가 관찰되는 최초 지점이다. 매년 겨울 대량의 유빙(5m 이하의 작은 빙하)으로 뒤덮인다.
전문가들은 범고래 무리가 잠시 숨을 쉬기 위해 수면으로 올라왔다가 그대로 유빙 사이에 갇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타지마 기코코 국립과학박물관 연구원은 “유빙의 움직임이 범고래의 예상을 벗어났을 것”이라며 “헤엄이나 호흡이 서툰 새끼를 돌보다가 다른 범고래들이 함께 갇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관계자들은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로 얼음양이 감소했지만, 최근 며칠간 바람이 불지 않아 얼음이 그대로 유지됐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2005년에도 이곳에서 고래 여러 마리가 얼음에 갇혀 폐사했다고 전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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