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으니까 회복 느리더라"…'58G 출전' 나성범이 깨달은 것 [캔버라 인터뷰]

유준상 기자 2024. 2. 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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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캔버라, 유준상 기자) 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 중 한 명인 나성범(KIA 타이거즈)은 리그에서 가장 건강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2013년 프로 데뷔 이후 정규시즌 전 경기에 출전한 시즌이 무려 5시즌(2015~2016년, 2018년, 2021~2022년)이나 될 정도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2021시즌 이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나성범은 6년 총액 150억원에 KIA 유니폼을 입었다. 첫 시즌부터 144경기 563타수 180안타 타율 0.320 21홈런 97타점 6도루 92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910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분위기가 달랐다. 나성범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했는데, 대회를 치르는 과정에서 왼쪽 종아리 통증을 느꼈다. 소속팀 복귀 이후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고, 나성범은 4월 초 병원 검진 결과 왼쪽 종아리 근육 손상 진단으로 두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스프링캠프부터 차근차근 준비했던 나성범의 계획이 모두 꼬여버린 것이다.

회복에만 전념했던 나성범은 6월 초 이후 복귀에 시동을 걸었고, 6월 23일 광주 KT 위즈전에서 시즌 첫 경기를 소화했다.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다. 나성범은 7월 한 달간 65타수 19안타 타율 0.292 5홈런 11타점을 기록한 데 이어 8월 85타수 32안타 타율 0.376 5홈런 22타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점을 찍은 건 9월이었다. 나성범은 9월 한 달간 54타수 24안타 타율 0.444 6홈런 20타점으로 상대 투수들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나성범의 활약에 탄력을 받은 KIA는 9월 초 9연승을 질주하면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봤다.

그런 나성범에게 또 한 번 시련이 찾아온 건 9월 19일 광주 LG 트윈스전이었다. 나성범은 팀이 1-4로 끌려가던 8회말 2타점 적시타로 분위기를 달궜는데, 그 이후 문제가 발생했다. 1사 2루에서 2루주자였던 나성범이 김선빈의 우익수 뜬공 때 3루로 진루를 시도했다. 무사히 3루에 도착한 것처럼 보였으나 고통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결국 후속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자동 고의4구 이후 대주자 이우성과 교체됐다. 병원 검진 결과 우측 햄스트링 손상 진단. 시즌 아웃이었다.

나성범의 2023시즌 최종 성적은 58경기 222타수 81안타 타율 0.365 18홈런 57타점 OPS 1.098. 성적만 놓고 본다면 예년과 크게 다를 게 없지만, 100경기도 소화하지 못한 게 뼈아팠다. 나성범이 100경기를 채우지 못하고 시즌을 마친 건 NC 다이노스 시절이었던 2019년 이후 지난해가 두 번째였다.

나성범은 5일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취재진을 만나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으면서 다칠 때마다 회복이 느린 게 느껴지더라. 그래서 몸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안 다치고 한 시즌을 마무리할지에 대해 트레이닝 코치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매년 안 다치기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부상만 당하지 않으면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치지 않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지난해 내가 경기를 뛸 땐 팀에 플러스가 됐지만, 58경기밖에 안 뛰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마이너스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나성범은 "솔직히 부상은 개인 관리다. 선수들은 (부상에 대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하지만, 그게 좀 아쉽다고 느끼기 때문에 올 시즌에는 안 다치는 것만 생각하려고 한다"며 "언제든지 다른 선수가 잘하면 내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이에 비해 그냥 많이 뛰었을 뿐 매년 신인의 마음으로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지금까지의 흐름은 순조롭다. 나성범은 "지금까지는 거의 스프링캠프를 미국으로 갔는데, 호주에 와 보니까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내년에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추운 것보다는 따뜻하거나 더운 곳에서 훈련을 하는 게 부상 위험도 덜하고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다. 또 (미국과 비교했을 때) 같은 거리인 만큼 힘들게 왔지만, 한국과 시차가 크지 않아 문제 없이 훈련 중이다. 시차 때문에 고생했을 땐 새벽에 잠에서 깨거나 운동할 때 잠이 오더라"고 전했다.

올해가 더 특별한 이유는 나성범이 이적 이후 처음으로 주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이적 이후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나성범에 대한 구단의 기대치가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구나 사령탑이 없는 상황 속에서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이기에 '주장' 나성범의 책임감이 더 무겁다.

나성범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새 감독님이 빨리 오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감독님이 계신 것과 안 계신 건 솔직히 천지 차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도 선수들을 빠르게 파악하셔야 하고 시즌에 대해 구상을 하셔야 한다. 선수들과 '케미'도 맞아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게 정말 중요하다"며 "나도 그렇고 베테랑 선배들은 상관없는데,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은 만큼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선수도 많다. 감독님이 중심이 돼서 가야 한다. 나도 처음 겪는 일인데, 빨리 해결돼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상황이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캔버라, 유준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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