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윳돈 구합니다” 금융지주, 줄줄이 ‘코코본드’로 자금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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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줄줄이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에 나섰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여파로 대규모의 충당금을 쌓은 탓에 재무 건전성 지표가 나빠지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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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줄줄이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에 나섰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여파로 대규모의 충당금을 쌓은 탓에 재무 건전성 지표가 나빠지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2700억원어치의 코코본드를 발행하기로 하고 주간사단을 꾸렸다. 코코본드는 채권이지만 영구채인 신종자본증권처럼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평소에는 채권(Bond)으로 분류돼 정기적으로 이자가 나오지만 위기(Contingent) 시에는 주식으로 바뀐다(Convertible)고 해 코코본드라고 불린다. 발행 시 자본 비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 재무 건전성 평가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야 하는 은행이 애용한다. 다만 국내에서는 부실 금융사로 지정될 경우 자동 상각돼 투자자로서는 위험이 커진다. 이런 점 때문에 신용 ‘AAA’ 등급의 우량 금융지주사도 발행 시 연 4%대 중반 이상의 고금리를 약속한다.
하나금융은 부동산 PF 대출 부실과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로 BIS 비율이 하락할 우려가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45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0억원 감소했다. 하나은행 순익은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지만 하나증권 등 자회사 투자 손실에 대응하느라 1년간 371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결과다.
신한금융지주도 최근 400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를 발행했다. 만기는 30년 이상이고 발행 5년 후부터 조기 상환권을 행사해 원리금을 미리 갚을 수 있다. 금리는 5년 만기 국고채 금리에 연 1.16% 포인트를 더해 4.49%로 정해졌다. BNK금융지주도 2000억원어치 코코본드를 발행하기 위해 주간사단을 꾸리고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신한금융과 BNK금융 역시 그룹 차원의 BIS 비율 방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한금융은 신한캐피탈이 발목을 잡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뜨거웠던 최근 몇 년간 PF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섰는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유탄을 맞은 것이다. 신한캐피탈은 전체 자산 12조6850억원 중 15%가 넘는 1조9700억원이 부동산 PF 대출이다. 이 중 토지 인허가 전후의 초기 단계인 브리지론이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률 저하로 브리지론의 본 PF 전환이 미뤄지면서 1개월 이상 연체된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10%를 넘겼다. BNK금융은 부동산 PF 대출 부실에다 BNK경남은행 횡령 사태에 따른 충당금까지 적립해야 해 자금 조달이 더 시급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는 주주 중 상당수가 외국인 투자자인데 이들은 제1 가치로 안전성을 내걸어 재무 건전성 지표 하락에 민감하다”면서 “다만 코코본드는 비교적 고금리의 이자를 물어야 해 수익성을 훼손시키므로 자본 확충을 위해 본질적인 자구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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