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위상' 김하성, 현역 전체 빅리거 중 '88위'…톱 100 최초 진입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위상이 달라졌다.
'MLB 네트워크'는 7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MLB) 현역 최고의 선수 100명(톱 100 플레이어)을 선정해 오는 22일까지 차례로 명단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날 81위부터 100위까지 선수 목록을 발표했다.
김하성은 88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까지 톱 100 내에 진입하지 못했던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2014년 KBO리그에서 데뷔한 김하성은 2020년까지 키움 히어로즈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2020시즌 종료 후 미국으로 건너갔다. 샌디에이고와 4년 보장 2800만 달러(약 365억원), 4+1년 최대 3900만 달러(약 508억원)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
빅리그 첫해였던 2021시즌 수비와 주루에선 가치를 입증했다. 내야 멀티플레이어로 유격수, 3루수, 2루수를 병행했다. 타격에선 부진했다. 11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02(267타수 54안타) 8홈런 34타점 27득점 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22에 그쳤다. 야구 인생을 통틀어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
부단한 노력 끝에 2022시즌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150경기서 타율 0.251(517타수 130안타) 11홈런 59타점 58득점 12도루 OPS 0.708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시즌 종료 후엔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를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수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2023시즌을 앞두고 변수와 마주했다. 샌디에이고는 자유계약(FA) 시장에서 리그 대표 유격수 잰더 보가츠를 영입했다. 11년 총액 2억80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김하성은 유격수 자리를 내주고 2루수로 변신했다. 3루수와 유격수도 종종 오갔다. 152경기에 나서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 0.749를 선보였다. 제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즌 종료 후 김하성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 선수이자 아시아 출신 내야수 최초로 역사에 족적을 남겼다.
내셔널리그 MVP 투표에선 10위표 5장을 받으며 공동 15위를 기록했다. 앞서 MVP 투표에서 득표한 한국 선수는 추신수와 류현진뿐이었다. 김하성이 세 번째로 기쁨을 누렸다. 또한 김하성은 포지션별 최고 타자에게 주는 상인 실버슬러거 후보에도 들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023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선수 8명을 선정하며 김하성을 4번째로 꼽았다. "김하성은 팀 내 경쟁에서 승리해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고 평했다.
재정적 문제로 몸집 줄이기에 돌입한 샌디에이고의 상황과 맞물려 트레이드설이 계속되기도 했다. 김하성은 빅리거로서 실력을 인정받았기에 여러 팀에 거론됐다. 아직 트레이드는 이뤄지지 않았다.
샌디에이고와 김하성은 2024시즌 종료 후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1년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현지에선 김하성이 FA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김하성의 보장 금액 중에는 바이아웃 200만 달러가 포함돼 있다. 계약을 1년 연장하면 김하성은 2025시즌 연봉 800만 달러를 받게 된다. FA를 통해 시장으로 나갈 경우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에게 20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디애슬레틱'은 김하성의 FA 계약 규모를 연평균 2000만 달러, 총액 1억 달러 이상으로 예상 중이다. 김하성은 벌써 2025년 주목해야 할 FA 내야수로 떠오르고 있다.
'더스코어닷컴'은 지난 5일 2024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획득하는 선수 상위 20명을 분석했다. 김하성은 15위에 등장했다. 매체는 "김하성은 2024시즌 이후 계약을 1년 연장할 수 있는 상호 옵션을 갖고 있지만, 구단과 선수가 이를 실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김하성은 견고한 타격 능력과 빠른 발을 갖췄다. 포지션 3개(2루수·유격수·3루수)를 소화할 수 있는 뛰어난 수비 실력도 보여줬다. 다른 FA 내야수들보다 나이(1995년생)가 어리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MLB 네트워크'는 81위, 82위에 '형제 포수'인 윌리엄 콘트레라스(밀워키 브루어스)와 윌슨 콘트레라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나란히 배치했다. 83위는 외야수 마르셀 오즈나(애틀랜타 브레이브스), 84위는 일본인 외야수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85위는 아직 소속팀을 찾지 못한 FA 타자 J.D. 마르티네스, 86위는 외야수 앤서니 산탄데르(볼티모어 오리올스), 87위는 외야수 놀런 존스(콜로라도 로키스)가 차지했다.
김하성에 이어 89위와 90위에는 각각 새 둥지를 찾고 있는 FA 내야수 맷 채프먼, 투수 조던 몽고메리가 선정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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