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선사 대표 금고 3년... 미수습자 가족들 울분
[김보성 kimbsv1@ohmynews.com]
▲ 2017년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의 이등항해사 허재용씨의 누나인 허경주씨가 7일 부산지법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발언하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업무상과실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선사 대표에게 3년 금고형을 선고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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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법원이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선사 대표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판결에 미수습자 가족들은 "법정구속도 하지 않았고, 형량도 모자라다"라며 즉각적인 검찰의 항소를 촉구했다.
선사 책임 인정한 법원 "대표이사 책임 무거워"
부산지법 형사5부(장기석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 선박매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폴라리스쉬핑 김완중 회장에게 금고 3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 해사본부장과 공무감독에게는 각각 금고 2년,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업무상과실 혐의를 받는 전 영업본부장·전용선실장·안전품질팀장 등 3명에 대해선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스텔라데이지호가 5분 만에 급격하게 침몰한 원인에는 구조적 손상, 취약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며 "대표이사는 최종 결정권자로 책임이 가장 무겁다"라고 판시했다.
"적시에 제대로 수리되지 않은 큰 이유가 선박의 안전보다 영업이익을 우선시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전 영업본부장도 회사 업무를 총괄하는 직책으로 역할이 중요한데 결함을 보고받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책임이 크다."
재판부는 다만 실형 선고에도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김 회장과 해사본부장을 구속하진 않았다. 형사재판 결과가 나온 건 2017년 스텔라데이지호가 철광석 26만t을 싣고 가다 남대서양에서 침몰해 22명이 실종된 지 6년 11개월 만의 일이다.
앞서 검찰은 빈공간을 유지해야 하는 보이드 스페이스를 선저폐수 창고로 전용한 점, 선체 유지·보수 소홀로 부식의 가속화, 화물 일부를 비우는 격창양하 문제 등 업무상과실 등의 혐의로 김 회장 등을 기소했다. 이들 7명은 지난 결심공판에서 각각 금고 5년, 3~4년을 구형받았다.
▲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선사 대표 등에게 금고형을 선고한 부산지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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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 3년에도 미수습자 가족들 '눈물바다'
처벌보다 추가적 법적다툼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수습자 가족들의 얼굴은 더 어두워졌다. 재판 직후 이들은 법정 밖에서 노동시민사회 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박래군 4·16재단 상임이사는 "선사에 책임을 물었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형량이 너무나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법률지원을 맡은 변호사는 재판부가 해양심판원 재결서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점을 따져 물었다. 지난해 12월 부산해양안전심판원은 격창양하를 포함한 선사의 과실을 스텔라데이지호의 침몰 원인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격창양하와 침몰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변의 서성민 변호사는 "해양 재결심판에서는 다 인정이 됐지만, 이번 재판에선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은 잘못됐다"라며 "검찰은 이 부분의 법리 오해나 양형 부당까지 포함해 즉각적으로 항소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배에 탔던 이등항해사 허재용씨의 누나인 허경주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 부대표는 마지막에 마이크를 잡았다. 울분을 토한 그는 "안전을 돈과 바꾼 결과"라며 다시금 엄벌을 호소했다.
"길바닥에서 싸우고 있는 시간이 7년이다. 어머니, 아버지 모두 아프시고, 우리 역시 온갖 병을 앓고 있다. 어렵게 버티고 있는데 고작 3년, 2년~1년이다. 그동안 저들은 진심으로 사죄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상당수 피해자가 아이들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합의했다. 이것이 감형의 사유가 됐다. 돈으로 목숨을 사는 저들의 행태가 받아들여진 것 같아 화가 난다. 특히 지난주 판결을 일주일 앞두고 형사공탁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피가 거꾸로 치솟았다."
그러면서 허 부대표는 "1심 판결이 끝이 아니라 2심, 3심까지 가더라도 검찰이 반드시 항소해 그들이 지은 죄의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라고 부산지검의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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