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벤트에도…"올해 집값 떨어진다" 상고하저 전망, 왜

백민정 2024. 2. 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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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서울 양천구 한 부동산에 매매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올해 은행의 대출 태도가 깐깐해지고, 금리 인하 시기도 지연될 수 있어 집값이 지난해에 비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또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인허가·착공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주택공급 개선을 위해 사업기간 단축을 위한 분쟁 조정,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토연구원은 7일 서울 건설회관에서 ‘부동산시장 현안 대응을 위한 릴레이 세미나’를 열고 현재 부동산 시장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대한건설정책연구원, 한국부동산개발협회 등 4개 국토교통 유관기관이 공동으로 열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 부연구위원은 ‘2024년 부동산시장 동향 및 전망’ 발제에서 올해 주택시장 가격 전망에 대해 “은행의 대출 태도가 강화되는 한편 시장 기대에 비해 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될 수 있어 부동산 시장으로 추가 자금 유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주택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건산연은 올해 전국 기준 주택매매 가격이 연간 2% 하락하고, 전세가격은 연간 2% 오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특히 매매가격은 수도권은 연간 1%, 지방은 3%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4년 주택 가격 전망. (단위: 전기 말 대비 %)


올해 집값 '상고하저'


김 부연구위원은 집값 하락 이유에 대해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에 이어 올해는 신생아 특례 대출 등 정책 상품이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일반 주택수요자에 대한 은행권의 스트레스 DSR 적용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축 주택 시장을 둘러싼 제반 비용이 상승한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사업비 조달, 인건비, 자재비 등 모든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며 “공급을 활성화하더라도 시장에서 기대하는 주택 가격과 격차가 발생하면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거래 침체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상반기엔 총선 등 정치적 이벤트가 있고 하락 전환에는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올해 전체적으로 볼 때는 집값이 ‘상고하저’를 띨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어 김지혜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택공급 상황 및 과제’를 발제했다. 그는 “2023년 전국 기준 계획 물량 47만 가구 대비 인허가 실적이 82.7%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수도권의 계획 물량(26만 가구) 달성이 69%(18만 가구)에 그쳐,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공급 회복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주택공급 지연 해결책과 관련해선 “사업기간 단축을 위해 공사비 분쟁 해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면서 “부동산 PF 관련해서도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특히 “현재 부동산 PF 구조에선 부실이 금융권으로 빠르게 전이되는 맹점이 있다”면서 “시행사의 자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해외의 경우 시행사가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해 자금력을 갖춘 상태에서 PF사업을 진행하는데, 이를 참고해볼 만하다”면서다.

2개의 주제발표 후엔 이창무 한양대 교수의 사회로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다. 김준하 기획재정부 부동산정책팀장,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실장, 이상영 명지대학교 미래융합대학장, 이진 한국부동산개발협회 정책연구실장, 한성수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총 2회로 기획된 부동산시장 현안 대응을 위한 릴레이 세미나 중 1차 세미나로, 다음달 18일 같은 장소에서 2차 세미나가 진행된다. 2차 세미나에서는 이진 한국부동산개발협회 정책연구실장이 ‘도심공급 활성화(정비사업 등)’를,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이 ‘건설산업 위기와 과제’를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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