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소사이어티 대표 채자영의 사랑스러운 유토피아 #홈터뷰
차민주 2024. 2. 7. 17:39
브랜드의 언어를 만드는 스토리 소사이어티 대표 채자영(@storysenter_jy)이 디자인한 다정한 집. 스물두 번째 #홈터뷰.
「 집의 언어를 짓는 스토리젠터 」
안녕하세요, 브랜드 언어를 만드는 스토리 소사이어티(@story_society) 대표이자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채자영이라고 합니다. 오랜 시간 입찰 전략 전문 프리젠터로 치열하게 일했고 요즘은 피부로 체득한 현장 감각을 살려 브랜드의 언어를 만드는 일을 많이 하고 있어요. 리브랜딩 후 광고가 릴리즈 되기 전이나 입찰처럼 비즈니스적으로 중요한 프리젠테이션이 있을 때, 고객사를 설득할 수 있는 스토리를 기획하고 스크립트를 작성합니다. 한 브랜드 혹은 누군가의 오리저널리티를 단단히 만드는 역할이다 보니, 시간이 축적되면서 생기는 오래된 것들을 좋아한답니다.
「 듀토피아 시즌 1,2 그리고 시즌 3 」
지금 남편인 듀와 6년 연애하고 결혼했어요. 우리가 함께 살 집은 온전히 우리만의 감각과 시선, 취향으로 점철된 ‘유토피아’로 만들어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자영과 듀의 유토피아를 줄여서 ‘자영듀토피아’라는 이름으로 짓고 저희만의 유니버스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확실히 우리만의 공간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자영듀토피아 시즌1은 ‘Love paris’라는 컨셉으로 저희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인 파리를 기억하며 집을 꾸몄어요.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혼재된 공간이었죠. 신혼여행에서 사 온 물건들을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올려 두기도 했고요. 자영듀토피아 시즌2는 첫째와 둘째가 태어나고 난 후 컬러풀하고 유쾌한 이야기들로 채워졌어요. 아기 침대, 매트, 장난감과 저희만의 취향이 담긴 가구들이 뒤범벅되어 조금은 혼란스러운 장면이기도 했지만 샛노란 빈티지 의자와 언글래마우스의 러그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노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했답니다.
「 제주도에서 결심한 주택 살이 」
누구나 한 번쯤은 정원이 있는 집에서 살아보면 어떨까? 하잖아요. 저 역시 가슴 속에 품고 지냈었어요. 그러다 첫째가 조금 크고 나서 처음으로 함께 떠난 제주도 여행에서 완전히 결심하게 되었어요. 따사로운 아침 햇살을 맞으며 풀벌레 소리를 배경으로 브런치를 먹는데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아, 이런 게 진짜 행복인가? 싶었죠. 그 뒤로 여행에서 돌아와 1층에 정원이 있는 아파트나 주택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는데 왜인지 알 수 없지만 이 집을 보자마자 그냥 마음이 강력하게 끌렸어요. 신기하게도 남편과 저 둘 다 동시에 말이죠! 집 내부도 제대로 둘러보지 않고 그저 이 넓은 정원이 좋아서, 우리가 상상한 주택의 클래식을 품고 있는 것이 좋아서 고민 없이 이 집을 선택하게 되었답니다.
「 아이가 붙여준 애칭, 나무집 」
첫째 아이가 ‘나무집’이라고 부르는 이 집은 2003년에 지어진 목조 주택이에요. 100평 남짓한 커다란 정원을 품고 있고 뾰족한 고깔 모자를 쓰고 있죠. 한 겨울에는 정원이 조금 쓸쓸하게 느껴졌는데 날이 풀리니 화창해지고 햇빛만 들어와도 예뻐 보이더라고요. 1층에는 키친과 다이닝 공간, 안방과 아이 방, 화장실이 있고 2층에는 라운지와 홈 오피스, 드레스 룸, 화장실로 구성했어요.
이 집을 처음 보러 왔을 때에는 이 연두색 벽을 보고 큰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어떻게든 바꾸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짐이 다 빠지고 입주 청소를 마친 후 다시 보니 희한하게 귀엽고 예뻐 보이는 거예요. ‘어떤 특성이나 기질은 단점에서 온다’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단점으로 보였던 이 현란한 벽이 오히려 개성이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인테리어에는 최대한 힘을 빼고 가구를 잘 배치해서 이 집 본연의 매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어요.
「 T 부부의 다정한 일상 」
저는 ENTP이고 남편은 ESTJ입니다. MBTI는 재미로만 보고 있는데, 저희는 핵 T 가족이에요. 하하. 각박한 세상 속에서도 우리만의 작은 행복과 낭만은 잃지 말자고 늘 이야기해요. 공감 능력과 감성 역시 유지하려고 노력하죠.
「 워커홀릭의 홈 오피스 」
아파트에서는 꿈꿔볼 수 없었던 유럽 스타일의 커다란 창에 반해 2층은 스토리 소사이어티의 홈 오피스로 꾸몄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취향이 가득 묻어난 공간인데요. 종종 집에 놀러 오시는 분들이 이 공간에서 ‘우와’하고 감탄을 해주세요. 큰 아치형 창문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홈 오피스는 물건이나 가구로 가득 채우기 보다는 책상과 책장만 덩그러니 두고 쓰고 있어요. 로마 여행 중 우연히 보았던 한 오피스를 보고 영감을 얻은 거예요. 제가 좋아하는 짙은 원목의 가구와 책들을 쌓아두고 시간이 차곡차곡 쌓인 듯한 정감 가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얼마전 남편 듀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씨흐 트루동 브랜드의 캔들을 올려두었는데 공간을 한층 더 근사하게 장식해 주는 느낌이 들어요. 1643년도에 설립된 브랜드의 고고한 역사가 이 공간에도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 당근마켓에서 득템한 칼 한센 다이닝 테이블 」
다이닝 테이블은 집의 중심이라고 생각해요. 각자 할 일들을 치러내고 하루에 한 두 번은 가족이 마주 보면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공간이 바로 다이닝 테이블이니까요. 늘 가장 고심하고 고민해서 고르는 가구죠. 지인들을 초대해 홈파티 하는 것도 즐기는 편이라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도 넉넉한 사이즈로 구비하는 편인데요. 이번에 이사올 때 다이닝 테이블을 당근마켓에서 득템했어요! 지금은 아이들의 포크 자국으로 흠집이 많아지긴 했지만 그마저도 저희 가족의 이야기가 쌓이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서 흐뭇하게 바라보곤 합니다.
「 위시 리스트 」
CnB이탈리아의 1인 소파요. 햇살이 깊숙하게 들어오는 이 집에서 포근하게 앉아 책을 읽고 싶어서요. 무언가 폭 안기는 듯한 그런 푸근한 느낌을 받고 싶어요. CnB이탈리아의 1인 소파는 온몸을 위로해 주듯 폭 감싸안아 줄 것만 같아요.
「 내가 꿈꾸는 집 」
런던에 사는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사라 라밍 (@ahometomakeyousmile)의 집이 제가 만들어 가고 싶은 집의 모습과 가장 가까운 모습이라 그녀의 포스팅을 자주 보는 편이에요. 자연을 벗 삼은 따스하고 포근한 집을 보실 수 있어요. 정말 아름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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