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만나주면 극단적 선택"…전 연인 불러내 살해 20대, 징역 30년

발신자 표시제한 이용해 열흘간 481번 전화…가족에게 '신체사진' 보낸다고 협박하기도
재판부 "피해자, 25살에 불과해…사망 이르기까지 겪었을 신체적·정신적 고통 컸을 것"
"피고인, 진지한 반성 있는지 의문…주변인에 비정상적인 집착 및 폭력성 보이고 있어"
"정신 감정 결과 재범성 위험 높다고 판단돼…무거운 죄책 상응하는 엄중 처벌 필요해"

법원ⓒ연합뉴스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 여자친구를 괴롭히고 끝내 살해한 20대가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부(남천규 부장판사)는 살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또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25일 경기 안산시의 한 모텔에서 전 여자친구 B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후 B씨의 휴대전화를 챙겨 달아났다가 같은 날 "친구랑 싸웠는데 호흡하지 않는 것 같다"며 119에 직접 신고했다. 현장으로 출동한 119 대원들은 B씨 목에 난 상처 등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과천시 한 거리에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B씨와 헤어진 후 피해자와 그의 지인들에게 연락하며 괴롭혔고, 범행 당일에는 마지막으로 만나주지 않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처럼 말하며 피해자를 불러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B씨가 헤어진 후 자신의 연락을 받지 않는다며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 또는 발신번호 표시제한을 이용해 약 열흘간 481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었고, 가족에게 신체 사진을 보내겠다는 둥 협박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재판 내내 이 사건 범행이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살해 계획을 갖고 범행을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25살에 불과하다.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기까지 겪었을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공포감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이 법정에서 보인 태도를 보면 범행에 대한 진지한 뉘우침과 반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피고인 주변인 등에 대한 비정상적인 집착과 폭력성을 보이고 있으며, 정신 감정 결과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등 무거운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