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동산, ‘나는 신이다’ 넷플릭스 상대 3억 소송 패소…“의혹 제기 납득 가능”

“불쾌감 느꼈더라도 참을 수 없는 정도 아냐”

종교단체 '아가동산'의 의혹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속 김기순 교주 모습. 넷플릭스 제공

종교단체 ‘아가동산’이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의 방영으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넷플릭스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재판장 송승우)는 7일 아가동산과 교주 김기순(83)씨가 넷플릭스 본사와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등을 상대로 낸 3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나는 신이다’는 의혹의 진실성을 적시한 게 아니라 의혹이 제기될 만한 객관적 자료나 정황이 있다는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며 “앞선 형사사건 결론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른 것으로서 김씨가 결백하다는 취지는 아니다. ‘나는 신이다’의 의혹 제기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설령 김씨가 다소 불쾌감을 느꼈다고 하더라도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는 모욕적·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아가동산 측은 ‘나는 신이다’에서 다뤄진 아가동산 관련 2회차 영상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지난해 3월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김씨가 1998년 무죄를 확정받았음에도 신도에게 무임금 중노동을 강요하고 뜻을 거스르는 신도를 폭행해 숨지게 했다는 등의 의혹을 방영해 인격권이 침해됐다는 취지다. 법원은 같은 해 5월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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