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HPV 감염 여성,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 4배 높다

신소영 기자 2024. 2. 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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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된 여성은 심장병과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비감염자보다 4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균관대 의대 유승호·장유수·정혜숙 교수 연구팀은 고위험 HPV 감염과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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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된 여성은 심장병과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비감염자보다 4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위험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된 여성은 심장병과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비감염자보다 4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균관대 의대 유승호·장유수·정혜숙 교수 연구팀은 고위험 HPV 감염과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이 없는 한국 여성 16만3250명(평균 연령 40.2세)의 13가지 고위험 HPV 검사 등 건강검진 결과와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국가 데이터를 결합,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10만 명 중 9.1명으로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른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흡연, 고콜레스테롤혈중, 고혈압, 당뇨병 등)을 배제하고 고위험 HPV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고위험 HPV 감염이 심혈관 질환 사망률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위험 HPV 감염자는 ▲심혈관 질환(CVD) 사망률이 10만 인년당(1인년은 1명을 1년간 관찰한 값) 7.1명으로 비감염자(1.9명)보다 3.91배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률(5.0명)은 3.74배 ▲뇌졸중 사망률(1.4명)은 5.86배 각각 높았다.

또한, 비만이 있는 여성이 고위험 HPV에 감염되면 위험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경우 고위험 HPV 감염자는 비감염자보다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4.81배 높았고, BMI 25 미만에서는 감염자가 비감염자보다 2.86배 높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염증이 심혈관 질환 발병과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바이러스는 염증의 잠재적 유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혈류 속 HPV가 혈관에 염증을 유발해 동맥을 막고 손상해 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 연구팀은 "고위험 HPV 감염자가 심장 질환과 자궁경부암의 잠재적 위험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며 "정기적 건강 검진을 받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건강한 생활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HPV는 일반 여성인구 감염률이 2~44%에 달할 정도로 흔한 성 매개 감염 바이러스다. 특히 고위험 HPV 감염은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고위험 HPV 감염이 남성에게도 비슷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 HPV 백신이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지 밝히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 저자 유승호 교수는 "이 연구 결과가 검증되면 공중 보건 전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HPV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장기적인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학회 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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