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건설경기 부양"… 지방공기업, 주택·토지 등 4년간 94조원 푼다
타당성 검토 면제 등 투자 절차 간소화
타법인 출자한도10→50%로 늘리고
산단 참여 땐 공사채 발행한도 상향
지방공기업이 올해 주택공급과 토지개발, 상·하수도 등에 총 20조원을 투자한다. 향후 4년간 투자하는 금액만 총 94조원으로, 고물가·고금리로 위축된 지역 투자를 끌어올려 지역 경제에 활기를 넣어주기 위한 조치다. 정부 역시 이들이 원활한 투자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다른 법인에 대한 출자 한도를 확대하고 공사채 발행 한도를 상향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5일 열린 지방공기업정책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지방공기업 투자 활성화 방안'을 의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대책은 지방공기업이 시행하는 공사 대부분이 지방 중소 건설사가 담당하는 것을 고려해 이들 회사에 일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10억 이상 투자사업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중소 건설사가 일거리를 확보하면 지역에 일자리도 창출된다는 논리다.
2022년 기준 지방공기업의 부채 비율(101.0%)이 국가공기업(250.4%)이나 민간기업(122.3%)보다 상대적으로 낮아진 점도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2022년 7월부터 추진한 '새 정부 지방공공기관 혁신방향'에 맞춰 지방공기업의 구조개혁을 통해 재무건전성이 강화됐다고 부연했다.
올해 지방공기업의 투자계획은 총 20조2511억원이다. 지난해 예산 17조1000억원 대비 3조1000억원(18.2%) 증가한 것으로, 지방공기업 투자 확대를 위한 협의를 지속한 결과다. 세부적으로는 주택공급 및 토지개발에 11조931억원, 상·하수도에 5조9892억원, 환경·안전에 1조1828억원, 산업단지에 7839억원 등을 투자한다. 2025년 이후 향후 3년간(2025∼2027년) 투자계획은 73조4756억원 규모로, 2027년까지 약 94조원이 투입되는 셈이다.
정부 역시 각종 지원에 나선다. 우선 지자체가 지방공기업에 출자하도록 유도, 자본금 규모에 비례해 책정되는 지방공기업의 공사채 발행 및 출자 한도를 늘려 자금조달이 용이하도록 할 방침이다. 행안부는 지자체에 다양한 출자 방식을 홍보하고 공사채를 발행하는 사업의 사전 승인을 할 때 지자체 출자 등을 조건으로 넣으면 지자체가 자발적으로 자본금 출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방공기업이 부채 비율 등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다른 법인에 대한 출자 한도를 자본금의 10%(현행)에서 최대 50%까지 확대해 대규모 출자사업 추진도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여기에 지방공기업이 산업단지 조성사업에 참여하는 경우 공사채 발행 한도를 공공주택사업과 동일한 수준으로 상향하고, 부채 비율의 제약을 받는 공사채 발행 심의 시 공사가 지자체로부터 미리 받는 대행사업의 교부금은 부채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단기 수익성이 부족하지만 중장기 수익성이 있거나 해상여객운송사업 등 지역 내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은 당연적용사업(공공성이 높아 규모 요건만 만족하면 추진할 수 있는 필수 사업)에 추가한다. 예컨대 서울시·강원도·삼척시가 함께 추진하는 삼척 '골드시티'처럼 지자체 간 협의가 있는 경우 지방공기업이 관할구역 외에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도 마련하기로 했다.
지방공기업이 다른 법인에 출자할 때 출자 타당성 검토를 면제할 수 있는 규정도 법령에 새로 마련된다. 사업비 증가 또는 사업 지연으로 받아야 하는 신규 투자사업에 대한 재검토 기준도 유사 제도 수준으로 완화한다. 이는 사업의 추가 지연을 방지할 수 있도록 신속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자는 판단이다.
행안부는 2024년 투자계획을 신속하게 집행하고자 지방공기업 상반기 집행 목표를 최근 5년 중 최고 수준인 57%로 설정했다. 상향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월별로 신속집행 목표를 설정해 관리하고 집행률 부진 기관을 집중 컨설팅해 목표 달성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역의 경기 침체와 투자 위축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지방공기업이 지역투자 활성화를 위한 과감하고 선도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 달에 150만원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돈 많아도 한남동 안살아"…연예인만 100명 산다는 김구라 신혼집 어디? - 아시아경제
- "일부러 저러는 건가"…짧은 치마 입고 택시 타더니 벌러덩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10년간 손 안 씻어", "세균 존재 안해"…美 국방 내정자 과거 발언 - 아시아경제
- "무료나눔 옷장 가져간다던 커플, 다 부수고 주차장에 버리고 가" - 아시아경제
- "핸들 작고 승차감 별로"…지드래곤 탄 트럭에 안정환 부인 솔직리뷰 - 아시아경제
- 진정시키려고 뺨을 때려?…8살 태권소녀 때린 아버지 '뭇매'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