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아시안컵 우승하면 안 된다"…손흥민 父의 '촌철예언' 재조명

과거 인터뷰 발언 재조명…"아시안컵 우승 안돼"
韓日 우승 가능성은…"한국이 이겨서는 안된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요르단에 0-2로 충격패한 가운데, 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SON축구아카데이 감독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달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손 감독은 아시안컵에 대해 "냉정하게 말하자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할 때 이번에 우승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손 감독은 "당연히 한국이 우승하기를 바란다"면서도 "이렇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우승해버리면 그 결과만 가지고 (변화 없이) 얼마나 우려먹겠느냐. 그러다 한국 축구가 병들까 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번 아시안컵은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이강인(PSG), 김민재(뮌헨) 등 해외파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다수 포진하며 역대 최강 라인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손 감독은 대회 직전 '우승을 하지 못한다'가 아닌, "우승을 해서는 안 된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손 감독의 분석에 대해 요르단전에서 한국 국가대표팀이 대패한 것을 미리 예견한 것이 아니냐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고 있다.

또한 손 감독은 '한국과 일본 중 어느 팀 우승 가능성이 높아 보이냐'는 질문에는 "축구 실력, 축구계의 투자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은 일본에 뒤진다. 우승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은 일본과 한국 모두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하게 되며 무산됐다.

손 감독의 발언은 한국이 요르단전에서 무실점으로 패한 이후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발언을 접한 누리꾼들은 "역시 웅정좌다. 미래를 예견할 줄 안다", "손흥민 아버지는 뭔가 다르다", "저 인터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왜 저러지' 싶었는데, 오늘 경기를 보니 알 것 같다. 오합지졸이 따로 없었다", "놀라운 통찰력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손 감독은 어린 나이에 축구를 시작해 상무 축구단, 현대 호랑이(현 울산 현대), 일화 천마(현 성남 FC)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했다. 이후 1986년에는 대한민국 U-23 브라질 순회 축구대회 대표로도 출전해 활약했지만, 1990년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 28세의 젊은 나이에 현역에서 은퇴하고 현재는 유소년 축구 지도자로 활동 중이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캡틴' 손흥민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앞서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 E조 2위로 16강에 진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승부차기 끝에 4-2로 힘겹게 승리해 준결승전에 올랐다. 이후 8강에서 만난 호주와의 경기에서는 연장 승부 끝에 2-1 극적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준결승전에서 만난 요르단에 0-2로 패하며 64년 만의 우승 도전이 무산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이 87위인 요르단에 패했기 때문에 충격이 더욱 크다는 평가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