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서 눈물 '글썽' 김진수 "다들 오해하는데 아픈 거 없었다" [현장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알라이얀,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진수(전북현대)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유로 몸 상태가 나빠서는 아니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준결승전에서 0-2로 완패했다.

이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64계단 밑에 있는 87위 요르단전에서 후반 8분 야잔 알나이마트한테 선제골을 허용한 후 후반 21분 무사 알타마리한테 추가골을 허용해 고개를 숙이면서 아시안컵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요르단한테 완패하면서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던 클린스만호는 결승전을 눈앞에 두고 짐을 싸야 했다. 이날 한국은 지금까지 6번 만나 3승3무로 무패를 거둔 요르단 상대로 패했을 뿐만 아니라 유효슈팅을 1개도 성공시키지 못하는 굴욕을 면치 못했다.

경기가 끝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진수는 요르단전과 대회를 마친 소감에 대해 입을 열었다. 1992년생 베테랑 수비수 김진수는 이번 대회 기간 동안 단 1경기만 출전했다.

조별리그 3차전 말레이시아전 한 경기에서 후반 교체투입으로 15분 남짓 뛴 것이 전부였다.

대회 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전지훈련 때 종아리 부상으로 잠시 전력에서 이탈한 김진수는 이후 벤치에도 앉지 못하고 관중석으로 향하는 등 후유증이 심각해 보였다. 결국 말레이시아전 때 후반전 교체로 들어오면서 복귀전을 치르면서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온 것으로 여겨졌으나 토너먼트에서 철저히 외면 당했다. 요르단전을 포함해 토너먼트 3경기 모두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벤치만 지키며 경기엔 나서지 못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주전 레프트백으로 뛰며 가나전 어시스트까지 올린 그가 좀처럼 출전하지 못하는 것을 국내 축구계에선 다소 이상하게 바라봤다. 그래도 김진수의 컨디션이 문제가 있어 클린스만 감독이 투입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으나 그렇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김진수가 직접 몸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김영권(울산HD)과 함께 2015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 멤버인 김진수는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대표팀 동료들이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벤치에서 바라봐야만 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그는 끝내 뜨거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취재진 앞에 선 김진수는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이유가 뭐든 간에 내가 경기를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어떻게든 고참으로서 좀 도움이 되려고 할 수 있는 걸 최선을 다했었는데 여러 가지 감정들이 많이 있었던 거 같다"라고 밝혔다.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유에 대해 그는 "난 말레이시아전 이후로 단 한 번도 아팠던 적이 없다. 많은 분들께서 오해를 많이 하시고 나한테 연락해서 아프냐는 얘기를 많이 하셨다"라며 "난 말레이시아전 이후로, 말레이시아전에도 아프지 않았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아픈 건 없었다"라며 몸 상태 문제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한 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아픈 건 아니었다. 경기 출전 여부는 선수들에게 개인적으로 중요할 수 있지만, 내 나이가 고참이기에 지금 이 대회에서 뛰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뛰지 못했다고 해서, 내가 뛰었어도 경기가 달라질 거라는 생각은 안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클린스만호에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선수들이 다 열심히 했는데, 열심히 한다고 잘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던 것 같다"라며 "지금까지 고생해서 여기까지 온 거는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많은 분들께서 생각하시고 보셨던 것처럼 요르단이 우리보다 잘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 끝나고 선수들이나 감독님과 나눈 이야기를 묻는 질문엔 "(클린스만)감독님께서는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 아니고, 또 다음 경기가 또 돌아올 거니 다시 잘 준비를 해야 된다'라고 얘기를 하셨다"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