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막히다 사망까지… '경동맥 협착', 초음파 검사로 미리 잡아내야
경동맥 협착 조기진단, 뇌졸중 예방 지름길
고혈압 등 고위험군은 1년 주기 검사 필수
전문의 실력 입증된 의료기관 찾아야
70% 이상 진행된 경동맥 협착은 수술 고려
'조용한 암살자'로 불리는 경동맥 협착증은 경동맥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질환이다. 지난해 기준 12만 명 이상이 앓고 있다. 경동맥은 심장에서 뇌혈관으로 이어지는 목 부위 동맥으로, 뇌로 가는 혈액의 80%를 공급하는 중요한 혈관이다. 문제는 경동맥이 좁아지면 주요 사망 원인인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 초기 증상도 없다. 경동맥 협착은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할까. 국내 신경과 최초로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보급·교육한 이태규신경과의원 이태규 원장에게 물었다.
경동맥 협착은 빨리 발견해야 한다고?
경동맥 협착 조기 진단은 뇌졸중(뇌경색)을 현저히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지름길이다.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의 30%는 경동맥 협착증 때문에 발생한다. 경동맥 협착은 '경동맥 초음파'로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5분 이내의 간단한 검사지만, 정확해야 한다. 경동맥 협착 정도는 심장혈관(관상동맥)협착과 어느 정도 비례한다.
경동맥 초음파를 받아야 하는 고위험군이 따로 있나?
경동맥 협착증의 흔한 원인이 되는 동맥경화는 주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만성 질환과 ▲흡연 때문에 발생한다. 이외에도 ▲수면무호흡증 ▲만성 염증성 질환 ▲혈중 호모시스테인 증가 ▲뇌졸중·심근경색 가족력이 있거나 ▲60세 이상이 경동맥 협착증 고위험군이다. 하나라도 해당하면 1년에 한 번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는 어떻게 구성되나?
크게 두 가지를 본다. 혈관 벽 3층의 막 중 내막·중간막 두께 측정과 내경동맥 등 혈류 속도 측정이다. 두께는 0.1㎜ 단위로 세밀하게 측정하기 때문에 검사자에 따라 경동맥 협착을 과소 측정하거나 동맥경화반(플라크)을 놓치기 쉽다. 또 내경동맥 혈류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해서 꼭 심한 협착이 있는 건 아니다. 내경동맥이 꼬불꼬불해 정상 혈관이 꺾어지는 부위에서 혈류 속도가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 기기뿐 아니라 작은 차이를 잡아내는 전문가의 숙련도가 중요한 이유다. 고해상도 MRA, 혈관 조영술도 감별 진단에 도움이 된다.
입증된 의료기관 선택하는 방법은?
경동맥 초음파는 매우 중요한 검사인 만큼 검사자의 자격과 경력, 실력이 중요하다. 신경과·영상의학과·순환기내과 전문의 중 매일같이 전문의가 검사를 '직접'시행하는 병의원을 택해야 한다. 기사가 검사하는 의료기관은 대체로 추천하지 않는다. 전문의가 검사하지 않으면 검사를 매년 받더라도 협착을 조기 발견하지 못해 항혈소판약을 평생 복용해야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협착 정도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고?
검사상 협착의 이상 정도는 크게 3단계다. 1단계는 내막·중간막의 최대 두께가 1.1~1.4㎜로 경미한 수준이다. 고지혈증 등 원인 질환을 치료·관리하며 1년 간격의 주기적인 추적 검사로 경과를 관찰한다. 2단계는 두께가 1.5㎜이상인 초·중기 단계로 동맥경화반(플라크)이 생길 때다. 환자 개개인에 맞춰 처방약(항혈소판제, 스타틴)을 복용하거나 주기적 검사로 지켜본다. 3단계는 두께 5㎜이상(70%이상) 혹은 혈류 속도가 1초당 200㎝ 이상인 심한 협착 단계로 약 복용 혹은 시술·수술을 고려한다. 환자의 적극적인 치료 의지와 복약 순응도가 중요하다.
항혈소판제 장기 복용 시 주의할 점은?
치료에 쓰이는 항혈소판제 중 아스피린이 가장 널리 사용되지만, 70세 이상은 주의해 사용하거나 다른 약으로 대체해야 한다. 뇌출혈과 위장관 출혈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다. 특히 급한 큰 수술 시 지혈이 잘 안 될 수 있다. 따라서 미리 뇌 MRI를 통해 점상(아주 작은) 뇌출혈이 없음을 확인하고, 내시경 검사로 미란성 위염·장상피화생 없음을 확인해야 한다. 위·십이지장 궤양 과거력이나 천식 환자는 복용을 피한다. 아스피린 대용으로는 다른 항혈소판제인 실로스타졸, 클로피도그렐도 적극 고려한다. 한편, 고지혈증약인 스타틴은 지질 혈액검사 후 결과에 따라 고려한다.
수술해도 문제가 남을 수 있다고?
심한 협착에 시행하는 '경동맥 내막 절제술'이나 '스텐트 삽입 시술'은 뇌경색 예방에 효과적이지만,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있다. 수술이 성공적일지라도, 경동맥이 한번 나빠지면 심장 등 중요 장기 혈관들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항혈소판제도 계속 복용해야 한다.또 경동맥 협착은 비가역적이라 약물적 치료를 잘해도 의미 있게 호전되진 않는다. 따라서 조기에 정확한 검사 결과를 근거로 예방적 치료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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