닳고 닳은 무릎, 인공관절이 대안… '로봇'으로 정확성·안정성 높여
무릎 연골 손상되면 통증·불편함 유발
주로 퇴행성… 다쳐서 발생하기도
관절염 말기, 뼈와 뼈 맞붙어 수술 불가피
인공관절 삽입해 관절 기능 회복
로봇 수술, 3D 영상으로 각도·축 파악
무릎 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에 있는 연골이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 수는 300만 명이 넘는다.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높아지는 대표적 퇴행성질환이지만, 최근에는 비만, 운동량 증가 등으로 인해 젊은 층에서도 환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연골이 닳다 보면 종국에는 뼈와 뼈가 붙는 지경에 이른다. 이때는 손상된 관절을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수술 기술이 발전하면서 수술의 정교함, 안전성도 한층 높아졌다. 수술 후 환자가 느끼는 만족도 또한 전보다 좋을 수밖에 없다. 안산고든병원 윤지영 원장은 "최신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 정확도가 개선되고 주변 조직 손상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출혈, 긴 재활 기간 등 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고령 여성 환자 대다수… 호르몬 변화 탓
노화는 무릎 관절염의 대표적 원인이다. 실제 병원을 찾는 사람 대다수가 나이가 들면서 연골이 손상되고 관절 기능이 악화된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이다. 이 밖에 사고로 무릎을 다친 후 비교적 이른 시기에 관절염이 생긴 외상성 관절염 환자도 있다.
최근 주목할 점은 젊은 무릎 관절염 환자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취미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그 중에서도 고중량 운동을 즐기는 이들이 증가한 탓이다. 무거운 기구를 들고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 등을 반복하다 보면 무릎 연골이 빨리 닳게 될 수밖에 없다.
무릎 관절염은 남성에 비해 여성 환자가 많다. 폐경 후 호르몬 변화가 발생하면 뼈 조직이 급속도로 약해지기 때문이다. 유전적으로 다리가 휜 사람 또한 고위험군에 속하며, 비만, 과도한 육체노동, 운동 등으로 인해 무릎에 충격이 지속·반복되는 사람 또한 무릎 관절염에 취약하다. 윤지영 원장은 "고령 여성의 경우 호르몬 변화로 인해 골다공증이나 무릎 관절염 위험이 높은 편"이라며 "실제 무릎 인공관절 치환 수술을 받는 환자 대부분이 고령 여성이다"고 말했다.
무릎 관절염 방치하면 발목·골반까지 영향
무릎 관절염 초기에는 무릎이 조금 시리는 정도지만, 점차 심해지면 움직일 때마다 경미한 통증이 느껴진다. 이 상태에서 더 방치할 경우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걷는 것은 물론, 앉았다 일어나는 데도 어려움이 생기고 무릎이 부어오르기도 한다. 뼈와 뼈가 맞닿는 무릎 관절염 말기에 이르면 사소하고 일상적인 모든 움직임에 통증이 따른다. 가만히 누워있어도 무릎이 아프다 보니 쉽게 잠들지 못한다. 일부 말기 무릎 관절염 환자는 다리 모양이 O자형으로 변형되는 경우도 있다. 윤지영 원장은 "무릎은 체중이 실리는 관절이기 때문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상태가 계속 악화된다"며 "무릎과 같은 축이 되는 발목, 골반까지도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무릎 관절염이 의심돼 병원을 찾으면 의사 문진과 함께 엑스레이 검사를 진행한다. 관절염이 오래 진행된 경우 엑스레이 검사만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무릎과 주변 근육, 인대 등을 보기 위해 MRI 검사, 관절내시경 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엑스레이 검사상 문제가 없어도 환자가 심한 통증, 불편함을 호소하는 등 관절염이 오랜 기간 진행된 것으로 의심되면 MRI 검사를 통해 연골 상태를 확인한다.
로봇 수술, 최소 절삭으로 인대·신경 손상 방지
치료법은 진행 단계에 따라 다르다. 초기에는 약물·물리치료나 무릎 주변 근육 강화 운동을 권하고, 통증이 심하면 연골주사, 증식치료(프롤로테라피)등 주사치료를 진행한다. 중기로 진단되면 주사치료와 함께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관절면을 다듬거나 손상된 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연골 손상 정도에 따라서는 연골성형술, 반월상연골판절제술, 근위경골절골술 등을 고려하기도 한다.
뼈와 뼈 사이가 맞닿은 무릎 관절염 말기일 경우 인공관절 치환술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이런저런 치료를 모두 받아봤으나 관절염이 심해 효과가 없을 때도 마찬가지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손상된 무릎 관절을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해 관절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법으로, 수술 전 무릎 관절 크기를 확인한 후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인공관절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을 통해 보다 정확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과거엔 2D 엑스레이로 관절 크기, 각도 등을 대략적으로 확인했다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3D CT 입체 영상을 통해 엑스레이로 보기 어려운 뼈 절삭 범위, 인공관절 삽입 위치, 각도, 다리 축 등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기존 수술 방식과 달리 인대 장력, 관절 균형 등도 정밀하게 확인하며, 뼈에 구멍을 내지 않고 의사가 로봇팔을 이용해 계획대로 뼈를 절삭한다.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 후 3개월 정도면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다. 수술 후에는 다리를 과도하게 굽히거나 다리에 무리가 되는 운동을 삼가고, 체중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윤지영 원장은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으면 통증과 불편함이 사라지기 때문에 환자 만족도가 높다"며 "안산고든병원이 2월 중 도입하는 마코 인공관절 로봇 수술의 경우 최소한의 정확한 절삭을 통해 수술 중 환자 인대·신경 손상을 방지하고, 통증은 물론, 흉터 부위와 출혈도 최소화해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재활 모두 가능한 병원인지 확인해야
인공관절 치환술은 의료진의 숙련도가 성패를 좌우한다. 경험이 부족해 환자 관절에 맞지 않는 인공관절을 삽입할 경우 관절이 불안정해지면서 보행에 문제가 생긴다. 수술을 받았음에도 통증이 지속될 수 있으며, 인공관절 사용 기간 또한 단축된다.
대부분 수술이 그렇듯, 인공관절 치환술도 재활이 수술 못지않게 중요하다. 병원을 선택할 때 수술과 재활이 한 곳에서 모두 가능한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윤지영 원장은 "수술을 받고 나면 다리 근력이 많이 빠져있기 때문에 꾸준히 재활 훈련을 진행해야 한다"며 "환자 스스로 재활 과정을 밟기보다, 재활 시스템이 잘 갖춰진 병원 재활센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을 오랜 기간 방치해 뼈와 뼈가 완전히 붙어버리면 인공관절 치환술조차 어려울 수 있다"며 "초기 증상이 있을 때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수술 없이도 무릎 관절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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