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전략 통했나…BP “석유 투자 늘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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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 공급 업체로 전환을 시도 중인 영국 최대 석유기업 BP가 화석연료 에너지 생산량도 늘리면서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에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블루벨 캐피탈 파트너스로부터 석유 및 가스 생산량을 줄이고 청정에너지 공급 업체로 전환하겠다는 약속을 철회할 것을 요구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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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 공급 업체로 전환을 시도 중인 영국 최대 석유기업 BP가 화석연료 에너지 생산량도 늘리면서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BP는 청정에너지뿐만 아니라 화석연료 에너지에 대한 투자도 계속 늘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친환경 정책을 폐기하라며 BP를 압박하고 있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전략이 먹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현지시간) BP는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치(28억달러)를 뛰어넘는 30억달러의 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총이익은 138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석유 및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했던 2022년(277억달러) 총수익에 비하면 절반으로 줄었지만, 2012년 이후 2번째로 높은 이익을 달성했다.
BP의 주력 사업인 석유 및 가스 생산량이 지난해 2.6% 늘어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냉각 압축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의 공급량은 20% 넘게 증가했다. BP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 및 가스 가격은 전년 대비 약 20% 낮아졌으나 여전히 10년 평균 가격으로 보면 높은 수준이다.
BP는 2030년까지 석유·가스 생산량을 2019년 대비 25% 감축하겠다는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갖고 있다. 2020년 버나드 루니 BP 당시 최고경영자(CEO)가 선언 당시 40%를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화석에너지 수급난, 가격 급등 등 돌발 변수로 인해 지난해 한차례 수치를 하향 조정했다.
BP는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와 수익성을 추구하는 투자자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블루벨 캐피탈 파트너스로부터 석유 및 가스 생산량을 줄이고 청정에너지 공급 업체로 전환하겠다는 약속을 철회할 것을 요구받기도 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으로 엑슨모빌, 쉘 등 경쟁 석유 업체 주가가 상승할 때 BP 주가만 하락했다는 이유에서다. BP는 지난해 미국 동부 해안의 해상 풍력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에서 11억달러 손실을 보기도 했다.
지난달 부임한 머레이 오친클로스 BP 최고경영자(CEO)는 그럼에도 BP가 통합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을 하려는 이유에 대해 “나중에 가격 통제 불능 상태가 되지 않기 위해 다섯 가지 청정에너지 전환 사업(바이오 연료, 편의성, 충전, 재생 가능 에너지 및 수소)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은 석유 및 가스 생산량 목표가 변할 수 있다는 오친클로스 CEO 발언에 주목했다. 그는 “10년 후 그 양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며 “제일 중요시하는 건 가치”라고 강조했다. 또 청정에너지 사업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각 단위에 대한 투자 속도는 수요와 잠재적 수익에 따라 유연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전임인 루니 CEO보다 더 이익 지향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거라는 신호로 해석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런던거래소에 상장된 BP 주가는 복합적인 호재로 이날 4.6% 급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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