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玉)돌의 1원칙…"기본은 현금이다" [이슈N전략]

박승완 기자 2024. 2. 7.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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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부채비율 낮고 자사주 보유 업계 1등"

[한국경제TV 박승완 기자]
<앵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에 끓어오르던 투심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일제히 급등했던 저PBR 기업, 즉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 보다 적은 기업 주가가 종목별 장세에 접어든 거죠. 소위 옥석가리기에 들어간 셈인데, 박 기자, 옥돌인지 그냥 자갈인지 구분하는 방법, 뭐가 있을까요?

<기자>

당장 현금을 만들어낼 능력이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게 전반적인 의견입니다. 기업 각각의 '의지의 차이'가 아무리 중요한들 결국 실력이 받쳐줘야 한다는 의미겠죠.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면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 중 부채비율과 현금흐름 등이 양호한 기업을 골라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롤 모델 격인 일본의 사례를 들여다봤을 때 어느정도 규모를 갖춘 대형주 이어야 외국인들의 투자금이 들어오기 쉬웠고, 또 수익성이 탄탄하게 받쳐줘서 주주환원을 늘릴 여력이 있는 기업들이 주가 재평가에 중심이 됐다는 거죠.

이 기준으로 따져보면 은행과 증권, 자동차, 그리고 유통업종을 눈여겨 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이들 업종 가운데에서 최근 신고가 종목이 잇따랐죠. 와중에 유통가는 비교적 미지근한 상태인데요. 기관들의 투심에서 살짝 빗겨 나 있었기 때문인데, 키움증권은 유통 업종 중에서도 현대백화점을 최선호주로 꼽았습니다.

<앵커>

실제로도 단순히 PBR이 낮은 주식을 모아들이는 재료는 어느 정도 쓰임을 다한 모양새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 각각의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여력을 기준으로, 골라서 담으라는 조언으로 정리할 수 있겠군요. 다만 걱정인 건 아직 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가, 유통 기업들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이다 보니 당장 현금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실제로 유통 기업들은 부동산 자산이 많은데 비해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보니 PBR이 낮은 대표적인 업종에 속합니다. 직전 거래일 기준 롯데쇼핑 0.22, 이마트는 0.17로, 대규모 매장을 여러 곳 가지고 있을수록 PBR이 낮죠. 최근의 주가 강세에도 PBR이 꿈 쩍도 안하는 이유인데, 유통 기업들이 주주환원을 늘리려면 자산을 팔아서 여윳돈을 챙겨야 합니다. 롯데쇼핑과 이마트의 경우에는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가 풀리고 난 뒤 적극적으로 비효율 자산을 정리한 다음에야 가능하겠지만 현대백화점은 그렇지 않은 데다 부채비율도 낮아서 한발 빠른 주주환원책이 기대된다는 설명이죠.

높은 자사주 지분율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총 발행주식 수 대비 6.6% 수준으로, 주요 유통 기업 중 가장 높습니다. 지주회사로의 체제 전환 이후 배당 확대 의지도 강하다는 게 증권가 판단인데요. 지배구조 정리를 마친 만큼 그룹사 전체의 투자 계획을 효율화해서 아낀 자원을 주주환원에 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앵커>

물론 주가가 오르는 것은 좋은 일이겠습니다만, 기업 내 의사 결정을 당장 바꾸긴 어려울 겁니다. 섣부른 기대는 금물인 이유죠. 무엇보다 유통기업들의 PBR이 낮았던 이유는 자본 상의 특징도 있었겠지만 산업 자체가 쪼그라든 탓도 있을 테니, 결국 실적이 받쳐주지 않는 한 한계가 있겠죠?

<기자>

당장 오늘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될 예정인데요. 시장 예상치는 영업이익 921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보다 34% 증가한 수준입니다. 유통업계는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본격화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인데요. 가계의 이자비용 부담이 줄면 구매력 개선으로 이어져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될 것이란 예상입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연저점이었던 지난달 22일부터 어제까지 주가가 27% 올랐습니다. 주가 상승은 외국인들이 주도했는데, 12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230억 원어치 넘게 사들였습니다. 최근 주가 급등세를 보였지만 증권사 목표가 평균인 7만 7천 원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25% 가까이 싼데요. 최근 주가가 쉬어가는 국면일지, 하락세로 돌아서는 지점인지 갈림길에 선 상황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승완 기자 psw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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