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2700억 ‘코코본드’ 발행 추진‥4월 차환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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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가 2700억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에 나선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최근 증권사로 구성된 주관사단을 꾸려 270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를 발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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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악화 대비한 완충자본 역할
하나금융지주가 2700억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에 나선다. 코코본드 콜옵션(조기상환 선택권) 만기가 돌아오는 데다 이익 감소로 인한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비율) 저하를 방어하기 위해서다. 하나금융은 계열 금융회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부담과 상업용 부동산 관련 평가손실이 커져 지난해 연결 이익이 3%가량 감소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최근 증권사로 구성된 주관사단을 꾸려 270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를 발행하기로 했다. 코코본드는 신종자본증권(영구채)처럼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금융 당국으로부터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상각 처리되거나 주식으로 전환되는 채권이다. 만기는 30년 이상으로 영구적이고 보통 5년이 지난 시점부터 발행사가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해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다. 콜옵션 행사 여부는 발행사가 알아서 결정할 일이지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기존 금리에 더해 페널티 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이 같은 채권을 발행하는 이유는 BIS비율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BIS비율은 금융회사가 보유한 전체 위험자산(RWA) 대비 자본(Capital)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자본적정성 비율이다. 자본에는 주식 발행액과 이익잉여금 등을 합한 보통주자본과 기타기본자본(코코본드), 보완자본(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등이 포함된다. 또 오는 4월 265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 콜옵션 만기도 대기하고 있다.
PF 충당금과 해외 상업용 부동산 손실에 따른 BIS비율 방어 측면도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연간 계열 금융회사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3조4516억원으로 2022년 대비 3190억원(3.3%) 감소했다고 밝혔다. 해외 투자 등 IB자산 관련 평가손실 등으로 수익성이 다소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누적 3709억원의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를 포함한 충당금 등 전입액은 2022년 말 대비 4998억원(41.1%) 증가한 1조7148억원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이사회에서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기말 주당 16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은 세 차례의 분기배당 1800원을 포함해 2022년 대비 50원 증가한 3400원으로 결정됐다. 연간 배당성향은 2022년 대비 1.0%포인트 증가한 28.4%다. 지난해 초 실시한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고려하면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총 주주환원율은 32.7%에 이른다. 동시에 주가 저평가 해소와 주주가치의 지속적인 증대를 위해 3000억원의 자사주를 연내 매입·소각하기로 결의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는 계열 금융회사 충당금 부담에 4000억원의 코코본드를 발행한 바 있다. BNK금융지주도 2000억원의 코코본드를 발행할 예정이다. 당초 이사회에서 상반기 내에 5000억원 규모를 발행하기로 하고, 올해 2월에는 금리와 시장 상황 등을 반영해 2000억원어치만 발행하기로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이 5년 전에 발행한 코코본드 콜옵션 만기가 돌아오는 상황에서 투자 손실로 수익성까지 악화해 만기 코코본드의 차환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PF 충당금과 부동산 대체투자 손실에 대비한 충분한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서라도 코코본드 발행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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