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코치+데이터팀 머리 맞댔다…KT '데이터 미팅', 이렇게 하는구나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보다 체계적으로, 2024시즌을 준비 중이다.
KT 위즈의 스프링캠프엔 선수별 '다대일 데이터 미팅'이 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가 평소 갖고 있던 의견을 나누는 시간으로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진행해 왔다. 때로는 직접 몸까지 사용해 서로의 생각을 설명하며 토론을 진행한다. 선수의 최근 누적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새 시즌 투구 및 타격의 방향성 등을 정립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는 유한준 타격코치와 김강 타격 보조코치, 제춘모 투수코치와 전병두 불펜코치, 장재중 배터리코치가 전략데이터팀과 협업하며 훈련 종료 후 파트별 2명씩 집중 관리 중이다. 캠프에 앞서 비시즌 내내 꾸준히 전략데이터팀과 선수별 데이터를 분석, 선수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해 왔다. 유한준, 제춘모 코치가 각 파트 메인 코치로 이동하며 훈련 가이드라인을 확립하고 코칭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선수단의 반응은 무척 좋다. 제춘모 코치는 "선수들이 공 회전축이 어떻게 나아가는지 데이터를 중점적으로 보며 투구(팔 스로잉) 방향성을 확립했으면 한다. 데이터 미팅으로 각 선수와 현실적인 목표를 함께 설정하고 있다. 내년 스프링캠프 때 이에 대해 또 이야기를 나누며 상호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유한준 코치는 "데이터는 참고용이지만 선수들이 자신의 수치를 직접 확인하며 준비해야 하는 부분 및 그 목적들을 알아가는 것, 훈련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지난 시즌 데이터들을 리뷰하며 올 시즌 보완 사항에 대해 상호 의견을 교류하는 시간이기에 좋다"고 밝혔다.
주전 외야수 배정대는 "내가 잘했던 시기의 데이터와 컨디션 하락 시기의 데이터를 비교해 보며 감을 잡아가는 데 참고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캠프에서 지속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내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나 통찰력도 높아지고 있다"며 "코치님들과 데이터팀에서 소중한 시간을 할애해 주시는데 타격 관련 내 생각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뜻깊고 감사하다"고 미소 지었다.
최우석 전략데이터팀 팀장은 "선수들의 플레이 결과인 기록 지표 분석 내용과 트래킹 장비로 수집된 데이터를 시각적인 자료 형태로 설명해 지난 시즌 리뷰 및 다가오는 새 시즌 준비를 돕고 있다"며 "동일한 포맷으로 매해 스프링캠프에서 데이터 미팅을 진행해 선수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기준점으로 활용하는 중이다. 물론 시즌 중에도 선수 컨디션별로 개인 데이터 미팅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전략데이터팀에서 중점적으로 준비하는 것은 무엇일까. 최 팀장은 "투수의 경우 선수 본인에 초점을 맞춘 자료를 토대로 피드백한다. 타자는 투수가 던진 공에 대응하는 입장에서 데이터 자료를 마련한다"며 "투수는 상대적으로 트래킹 데이터를 통해 올 시즌 콘셉트에 대한 간단한 피드백을 실시한다. 타자는 로케이션(존 대응), 타구 분포, 스윙 경향성 등 10가지 이상의 주요 포인트별 분석 자료를 생성하고 미팅을 진행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도표와 그림을 통해 선수들이 데이터를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선수들에게 주입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참고 자료로 쓰며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개정된 규정과 새로운 제도 도입 등 전반적인 변화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올 시즌 '로봇 심판'이라 불리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과 베이스 크기 확대, 수비 시프트 제한이 곧바로 적용된다. 투구 간 시간 제한을 두는 피치 클락은 전반기 시범 운영 후 후반기 적용을 논의한다(이상 1군 기준).
전략데이터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최 팀장은 "선수들에게 새롭게 도입되는 규정들을 상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개개인에게 상황별 대처방안, 전략 및 전술적인 측면에서의 대응 방안도 같이 이야기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ABS의 경우 일본프로야구(NPB),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앞서 바로 적용되는 규정이라 과거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선수 개별적으로 영향받을 수 있는 부분을 알려준다"며 "피치 클락의 경우 투구 템포의 변화가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 결과를 명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팀장은 "2021시즌 데이터 미팅을 시작한 이후 선수들이 숫자에 대한 호기심을 보이고 호응도 강해져 유의미한 결과라 생각한다.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가 선수 개인의 성장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현장과 데이터 분석원, 전력 분석원이 상호 긴밀하게 토론하며 대화할 수 있는 하나의 장이 만들어졌다는 것에 큰 만족감을 느낀다.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도록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성적으로 이어져 의미가 크다. KT는 2021시즌 팀 창단 후 처음으로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2022시즌 최종 4위를 기록한 뒤 지난해 정규시즌을 2위로 끝마쳤다.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 준우승을 빚었다. 2024시즌 다시 정상을 노린다.
사진=KT 위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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