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혐의' 황의조, 김민재 뛰던 튀르키예로...알란야스포르 임대 이적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황의조가 알란야스포르로 임대 이적했다.
알란야스포르는 6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노팅엄 포레스트 소속이었던 황의조와 시즌이 끝날 떄까지 임대 이적 계약을 맺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황의조가 유니폼을 착용한 사진과 구단과의 계약서에 서명하는 사진, 유니폼을 들고 촬영하는 사진 등을 게시하며 황의조의 합류를 알렸다.
당초 황의조는 잉글랜드 2부리그(챔피언십)의 노리치 시티에서 임대 생활을 하고 있었으나, 부진으로 인해 원 소속팀 노팅엄 포레스트로 돌아온 상태였다. 하지만 챔피언십에서도 자리잡지 못한 황의조에게 프리미어리그(PL)에서 뛰는 건 더 힘든 일이었다. 결국 황의조는 시즌 두 번째 임대를 선택했고, 튀르키예 리그의 알란야스포르로 향했다.
알란야스포르의 하산 차부쇼글루 회장은 "우리는 노팅엄의 공격수 황의조를 영입했다. 황의조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일원이었다. 우리는 황의조가 팀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스카우트 팀이 계속 황의조를 지켜보고 있었다"라며 황의조 영입에 기뻐했다.
차부쇼글루 회장은 알란야스포르가 약 2년 전부터 황의조를 주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약 2년 전 황의조를 데려오는 데 필요한 비용이 많아 황의조를 영입하는 게 불가능했다. 이번 시즌 후반기에 임대로 황의조를 영입할 기회가 생겼다. 황의조에게 행운을 빈다. 황의조를 영입한다고 해서 팀을 떠날 것으로 보이는 선수는 현재 없다"라고 했따.
알란야스포르에 입단한 황의조는 "나에게 관심을 보이신 회장님을 비롯해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알란야스포르에 도착한 순간부터 내가 환영받고 있다는 걸 느꼈다. 현장과 훈련에서, 경기에서, 어디에서나 최선을 다해 알란야스포르에 힘을 보태도록 하겠다. 빨리 팀에 합류하고 싶다"라며 입단 소감을 밝혔다.
현재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이자 바이에른 뮌헨 주전 센터백 김민재도 튀르키예 리그 출신이다.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로 이적하기 전까지 튀르키예 리그의 페네르바체에서 1년 동안 뛴 경험이 있다. 당시 김민재는 리그 최고의 센터백으로 불렸고, 그 활약에 힘입어 나폴리에 입성할 수 있었다.
황의조는 김민재에게 튀르키예 리그에 대해 물어봤냐는 질문에 "최근에는 없지만 이전에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김민재는 튀르키예 리그가 경쟁이 치열하고, 상당히 좋은 리그라고 설명해줬다. 나도 튀르키예 리그에서 뛰게 되어 기쁘다"라며 김민재와 과거에 튀르키예 리그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이야기했다.
황의조의 알란야스포르행 깜짝 소식이었다. 잠잠하던 황의조의 거취 문제는 튀르키예 축구 소식에 정통한 야고 사분쿠올루의 보도로 분위기가 갑작스레 달라졌다.
사분쿠올루는 앞서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알란야스포르와 노팅엄이 황의조 임대에 합의했다. 알란야스포르도 황의조와 공식적으로 협상을 시작했다"라며 황의조가 알란야스포르와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 '커트 오프사이드' 소속이자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로 알려진 파브리시오 로마노도 가세했다. 로마노는 6일 개인 SNS를 통해 황의조가 튀르키예 리그의 알란야스포르로 떠난다고 했다. 그는 "황의조의 알란야스포르 임대 기간은 이번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다. 완전 영입 옵션은 포함되지 않았다. 황의조도 알란야스포르의 제안을 받아들였으며, 그는 이제 노팅엄을 떠나게 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2022년 여름까지 프랑스 리그앙의 지롱댕 보르도에서 뛰며 준수한 유럽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던 황의조는 팀의 강등 시기에 맞춰 이적을 모색했다. 여러 팀들과 연결된 끝에 황의조는 PL의 노팅엄과 계약을 맺고 같은 구단주가 소유한 그리스 명문구단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되는 방식을 선택했다.
하지만 황의조의 올림피아코스 생활은 힘들었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고, 출전하더라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황의조는 K리그1의 FC서울 단기 임대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서울에서 경기력을 끌어올린 황의조는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 다시 유럽으로 돌아갔고, 노팅엄과 프리시즌을 함께 보냈지만 이적시장 막바지에 노리치로 임대됐다.
현재 황의조의 형수로 밝혀진 A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황의조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또한 황의조가 그동안 해외로 떠난다는 이유로 다수의 여성들과 관계 정립을 회피한 채 잠자리만 취하고 수많은 여성들을 가스라이팅 했다고 주장했다. 최초로 이 내용을 폭로한 게시글은 삭제됐고, 해당 인스타그램 계정 역시 탈퇴했지만, 논란이 된 글은 이미 많은 곳으로 퍼진 상태였다.
당시 황의조의 매니지먼트사 ‘UJ 스포츠’은 이에 대해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UJ 스포츠는 “우선 선수를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과 보고 계신 많은 분들께 공인으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당사는 금일 황의조 선수의 사생활과 관련하여 근거 없는 내용의 루머, 성적인 비방이 유포된 것을 확인했고, 직후부터 사실무근의 루머를 생성, 확산한 유포 행위자에 대한 수사 의뢰를 진행하고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현재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업로드된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님을 밝히며, 불법으로 취득한 선수의 사생활을 유포하고 확신시킨 점, 이로 인해 선수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대해 강력히 법적 대응할 예정입니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황의조 측은 유포된 영상이 황의조가 올림피아코스에서 뛸 당시 그리스에서 도난당한 전화 안에 있었던 영상들이며, 불법으로 찍은 영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황의조 역시 개인 SNS 개정에 자필로 된 입장문을 공개했다. 황의조는 입장문에서 “자신을 제 여자친구라고 칭하는 자에 의해 허위 게시글이 업로드되고, 사생활 영상이 유포됐다. 저는 제 사생활과 관련해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것과 같은 불법적인 행동을 한 사실이 없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또한 황의조는 이번 일에 대해 어떠한 경우라도 선처하지 않고, 법적 처벌을 구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후 이 사건은 최근 황의조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다시 주목을 받았다. 황의조는 지난해 11싱가포르전이 끝난 이후 대표팀에 주어진 휴식 기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황의조가 중국전에 출전했다. 이날 한국은 멀티골과 한 개의 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창사 참사’의 기억을 완전히 잊게 하는 경기를 펼쳤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 개개인의 실력은 중국 선수들을 압도할 정도로 뛰어났고, 경기에서 그 격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
클린스만호는 전반전 초반 황희찬이 얻은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성공시키며 앞서갔다. 이후 손흥민은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이 올린 공을 헤더로 연결해 한 차례 더 골망을 흔들었다.
2-0으로 앞서가던 후반전 도중 클린스만 감독은 조규성을 불러들이고 황의조를 투입했다. 황의조는 후반 27분경 설영우와 함께 그라운드를 밟았다. 조규성을 선발로 내보내고 후반전에 황의조 교체를 통해 조규성의 체력을 안배하고 공격의 변화를 주는 패턴은 그동안 클린스만 감독이 꾸준히 사용했던 방법이다. 황의조는 투입 이후 추가시간을 포함해 약 22분 정도 경기장을 누볐다.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황의조가 출전한 것이다. 이에 팬들이 KFA의 공식 SNS에 댓글을 다는 등 여러 방법을 통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좋지 않은 여론이 형성됐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논란이 생긴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명확한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 아직 진행중인 사안이다. 이 일에 대해 당장 문제가 있거나 (황의조에게) 죄가 있다고 하기는 힘들다. 그 전까지는 선수들이 경기장 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일이다. 명확한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는 황의조가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득점을 하길 바란다”라며 아직까지 명확한 사실이 밝혀진 게 없기 때문에 황의조의 출전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중국 원정을 마치고 돌아온 뒤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서도 “일단 황의조는 우리 선수다. 아직 혐의가 입증되거나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나도 40년 동안 축구 인생을 살며 많은 일들을 겪었다. 혐의가 명확하게 나오기 전까지는 우리 선수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발탁도 암시했다. 오랜 기간 국가대표 스트라이커로 뛰었고,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도 교체를 오가며 출전하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는 너무나 좋은 선수이자, 많은 것들을 갖춘 선수다. 우리는 이제 아시안컵을 준비해야 한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소속팀에 돌아가서도 많은 득점을 터트리며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 대표팀에서도 큰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라며 황의조의 활약을 기대했다.
결국 KFA는 28일 오후 윤리위원회, 공정위원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 등으로 논의기구를 구성해 황의조 선수와 관련된 사안을 논의했다. 논의 끝에 KFA는 “사실관계에 대한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황의조 선수를 국가대표팀에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회의에는 이윤남 윤리위원장, 김원근 공정위원회 부위원장,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박태하 전력강화위원, 최영일 부회장, 정해성 대회위원장이 참석했다. 회의를 주재한 이윤남 윤리위원장은 "아직 범죄 사실 여부에 대한 다툼이 지속되고 있고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협회가 예단하고 결론내릴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국가대표는 고도의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자기관리를 해야 하며, 국가대표팀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위치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가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는 점, 이에 따라 정상적인 국가대표 활동이 어렵다는 점, 국가대표팀을 바라보는 축구팬들의 기대 수준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황의조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KFA는 논의에 앞서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에게 선수와 관련된 제반 상황을 설명하였으며, 관련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사실을 전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며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황의조는 이후에도 국가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다. 그동안 황의조는 노팅엄으로 복귀한 뒤 불법 촬영 및 2차 가해 혐의로 국내에서 다시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16일에는 출국 금지 조치를 당해 한동안 노팅엄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28일이 되어서야 출국 금지 조치가 만료돼 한국을 떠났다.
사진=알란야스포르,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DB, 올림피아코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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