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명품 리더십' 캡틴 SON "내가 부족했다…질책 받아야 하는 건 나" [현장 인터뷰]

권동환 기자 2024. 2. 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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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알라이얀,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준결승전에서 0-2로 완패했다.

이날 FIFA 랭킹 23위 한국은 64계단 밑에 있는 87위 요르단전에서 후반 8분 야잔 알나이마트한테 선제골을 허용한 후 후반 21분 무사 알타마리한테 추가골을 허용해 고개를 숙이면서 아시안컵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요르단한테 완패하면서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던 클린스만호는 4강에서 짐을 싸야 했다. 또 지금까지 6번 만나 3승3무로 무패를 거둔 요르단 상대로 패했을 뿐만 아니라 유효슈팅을 1개도 성공시키지 못하는 굴욕을 면치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은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대회 기간 동안 6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했고, 3골을 터트리며 한국을 준결승으로 이끈 손흥민은 끝내 요르단전에서 침묵하면서 준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토너먼트에서 120분 연장 경기를 두 번이나 연속 치렀음에도 내색하지 않고 팀을 위해 경기장 안팎에서 최선을 다했던 손흥민은 결승 진출이 좌절되자 요르단전 패인을 모두 자신에게 돌렸다.

경기가 끝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은 "내가 너무 부족했고, 팀을 이끄는 데 있어 많은 부족함을 느꼈던 토너먼트였다"라며 "선수들의 많은 희생과 헌신이 있었는데 원하는 성적을 가져오지 못해 선수들과 팬분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들께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라며 미안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또 "질책은 내가 받아야 된다라고 생각한다. 이 팀을 책임지고 더 이끌어 나가야 하는 사람으로서 좀 부족한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서 무너졌다라고 생각한다"라며 강한 책임감을 보였다.



다음은 손흥민의 일문일답.

-경기 후 심정이 어떤가.

너무 속상하고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축구라는 스포츠는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는 스포츠인데 우리가 부족해서 진 건 사실이다. 오늘 경기에서 요르단은 정말 많은 준비를 했고, 좋은 경기를 했기에 칭찬을 받아야 한다. 우리 입장에선 내가 너무 부족했고, 팀을 이끄는 데 있어 많은 부족함을 느꼈던 토너먼트였다. 선수들의 많은 희생과 헌신이 있었는데 원하는 성적을 가져오지 못해 선수들과 팬분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들께 송구스러운 마음 뿐이다.

-지난 두 번의 연장전을 치른 여파가 오늘 경기력에 영향을 끼쳤는가.

(연장전을)회피할 수 있으면 가장 좋지만 그렇게 해서 정말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왔기에 이유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너무 큰 대회이고 준결승이다 보니 조금의 긴장감과 경험 부족이 나온 거 같은데, 앞으로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는 경기라고 생각하면 좋겠고, 더 단단해졌으면 한다. 준결승 패배로 인해 선수들이 많이 실망하고 힘들어하고 있을텐데, 질책은 나한테 해주시고 우리 선수들은 정말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클린스만 감독과 이제 1년을 했고,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2년 남았다. 앞으로도 클린스만 감독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것 같은가.

그 전에 먼저 내가 앞으로 대표팀을 계속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할 거 같다. (클린스만)감독님께서 날 더 이상 생각 안 할 수도 있고, 미래는 모르는 거기 때문에 감독님 입장에선 분명 많은 분들이 비판하시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모셔왔는데, 우리가 4강 문턱에서 좌절한 것으로 인해 감독님이 질책을 받는 건 좀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사실 토너먼트 하기 전부터 감독님에 대한 시선이 너무 안 좋았기에, 감독님께서도 받는 부담감도 정말 많으셨다고 생각한다. 

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잘 이겨내고, 선수들을 관리하는데 정말 티 하나도 안 내시고 끝까지 포지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앞으로 감독님도 분명 이런 계기를 통해 더 단단해지시는 계기가 될 거 같다. 이제 대표팀에서 1년 정도 하셨는데 감독님께서 분명 한국에 돌아가셔서 더 많은 분석을 하실 거고, 이번 대회에서 잘 치른 경기들 그리고 못 치른 경기들을 분석해 가면서 조금 더 단단한 팀을 만들 거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 문제는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꼼꼼히 생각을 해봐야 한다.

-늦은 밤까지 응원해 준 팬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말씀드렸지만 팀의 주장으로서 우리 선수들 정말 너무나도 최선을 다했고, 정말 국민분들과 축구 팬분들을 좋게 해드리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최선을 다한 건 사실이다. 사람으로서 축구를 하다 보면 실수도 할 수 있으니 너무 예민하게 해 주시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또 조금 전에 이야기했다시피 질책을 받으면 내가 받아야 된다라고 생각한다. 이 팀을 책임지고 더 이끌어 나가야 하는 사람으로서 좀 부족한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서 무너졌다라고 생각한다. 

정말 많은 성원과 응원을 이렇게 늦은 시간에 우리가 결승까지 갈 수 있다라는 기대감으로 경기를 보셨을 텐데, 그 기대를 못 채워드려서 너무나도 죄송스럽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런 성원을 받았기에 앞으로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을 더 자랑스럽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사진=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권동환 기자,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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