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집권 후 경제난 심화… 탈북민 72% “식량 받아 본 적 없다”

박준상 2024. 2. 7.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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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개발에 치중하는 동안 주민 10명 중 7명은 식량 배급조차 받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북한 주민들의 '백두혈통'에 대한 반감, 권력 세습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과거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주민들은 밀수 등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백두혈통과 권력 세습에 대한 북한 주민의 부정적 인식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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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0년간 6351명 면접조사
전력 공급시간은 하루 4.3시간
권력 세습 부정적 인식 높아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개발에 치중하는 동안 주민 10명 중 7명은 식량 배급조차 받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북한 주민들의 ‘백두혈통’에 대한 반감, 권력 세습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과거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는 6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보고서’를 발간했다. 통일부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탈북민 6351명을 심층면접 조사한 결과다. 10년 동안 누적된 조사 결과가 통계 분석과 함께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탈북민들은 김 위원장 집권 후 배급제 붕괴 속도가 빨라졌다고 증언했다. 2016~2020년 탈북한 사람들 중 “식량을 배급받은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72.2%에 달했다. 2006~2010년 탈북민의 응답 비율(63%)보다 높아졌다. 북한 주민들은 밀수 등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구 내 주된 소득원을 ‘비공식 소득’이라고 답한 탈북민은 68.1%였다.

북한 주민들은 전력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 집권 후인 2016~2020년 탈북민들이 증언한 가정용 전력 공급시간은 하루 평균 4.3시간이었다. 이는 2000년대 이전 탈북민들의 응답(하루 평균 5.7시간)보다 낮아진 수치다. 북한 주민들은 축전지, 태양전지 등으로 전력을 자체 조달했다. 2020년 입국한 한 탈북민은 “전력 공급은 국가가 10%, 자체 조달이 90%”라고 증언했다.

백두혈통과 권력 세습에 대한 북한 주민의 부정적 인식은 높아졌다. 2000년 이전 탈북민은 22.7%가 백두혈통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2016~2020년 탈북민을 조사한 결과 이 비중은 54.9%로 크게 뛰었다. 2011~2015년 탈북민 가운데 47.9%가 권력 승계를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 집권 후인 2016~2020년 탈북민 중에서는 이 같은 응답 비중이 56.3%로 상승했다.

북한 거주 당시 외국 영상물을 시청했다는 응답은 탈북시기별로 2000년 이전에는 8.4%에 그쳤으나 2016∼2020년에는 83.3%로 늘었다. 주로 본 영상물은 ‘중국 영화·드라마’가 71.8%로 가장 많았고 ‘한국 영화·드라마’가 23.1%로 뒤를 이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 정권 출범 후 민생이 더 어려워졌으며 외관상 나아진 것은 시장에 나가서 돈을 벌고 소규모 경작지를 일구는 등 주민들이 만들어낸 변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루 세 끼 식사 비율이 90%를 상회하는 등 일부 주민의 후생이 개선된 현상에 대해선 “착시효과”라고 평가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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