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몰리고도…클린스만, 교체조차 제대로 못 썼다 [아시안컵]
김명석 2024. 2. 7. 02:25
지면 탈락인 토너먼트였다. 연속골을 실점하며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 추가 실점에 대한 대비보다 어떻게든 만회골을 넣어 추격의 불씨를 지피는 게 중요했다. 그러나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좀처럼 이렇다 할 변화를 주지 못했다. 공격에 잔뜩 무게를 둬야할 시점, 클린스만 감독은 남은 교체 카드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채 그저 패배를 지켜보기만 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7위, 한국(23위)보다 64계단이 낮은 요르단을 상대로 0-2로 완패했다. 무대는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이었다.
초반부터 불안했다. 이날 한국은 수비진 집중력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전반부터 상대에 주도권을 내줬다. 조현우(울산 HD)의 선방쇼가 아니었다면 자칫 전반부터 대량 실점을 당할 수도 있었을 경기력이었다. 전반 슈팅 수가 4-12, 유효 슈팅 0-4 열세라는 처참한 기록이 이날 전반 경기력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불안하던 흐름은 결국 후반 연속 실점으로 이어졌다. 후반 8분 박용우(알아인)의 패스 미스가 선제 실점으로 이어졌고, 후반 21분에도 역습 상황에서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결승 무대를 눈앞에 두고도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한 벤치의 빠른 판단이 필요했다. 경기력 자체가 좋지 못했던 만큼 과감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교체 카드를 활용하든, 전술적으로 변화를 주든 상황을 반전시키고 상대를 압박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러나 정작 클린스만 감독은 이렇다 할 변화를 주지 못했다. 선제 실점 직후 장신 공격수인 조규성(미트윌란)을 투입했지만, 정작 0-2로 격차가 더 벌어진 뒤에는 좀처럼 교체 카드를 활용하지 않았다. 정규시간이 10분도 채 남지 않은 후반 36분에야 황희찬(울버햄프턴) 대신 양현준(셀틱), 이재성(마인츠05) 대신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투입된 게 마지막이었다. 이마저도 공격수의 숫자를 눈에 띄게 늘렸다기보다는 포지션 맞교체에 가까웠다.
파상공세를 펼쳐도 모자란 시간. 눈에 띄는 변화가 없으니 한국의 공격은 거듭 답답하기만 했다.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상대에게 공을 빼앗겨 공격이 무산되는 장면만 반복됐다. 아쉬운 경기력이 이어지는데도 전술적인 변화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경기가 추가시간으로 향하고, 골이 절실한 상황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두 장의 교체 카드를 더 쓸 수 있고, 오현규(셀틱)나 문선민(전북 현대) 등 공격 자원들이 벤치에 앉아 있는데도 클린스만 감독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한국의 0-2 완패로 막을 내렸다. 이날 한국의 슈팅 수는 8-17, 유효 슈팅은 단 1개도 없었다. 연속 실점 이후 더욱 상대를 몰아쳐야 했을 후반전 한국의 슈팅은 전반과 같은 단 4개뿐이었다. 이처럼 지면 탈락인 경기에서 공격이 풀리지 않는데도, 클린스만 감독이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결과는 허망한 탈락이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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