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탈북여성들 "우리 한국 가자" 문자 보냈다가 체포, 무슨일

하수영 2024. 2. 7.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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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2일 서울의 중국 대사관 근처에서 중국 정부에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탈북자들이 현수막을 들고 있다. 시위자들은 중국 정부에 탈북자들을 돌려보내지 말 것을 촉구했다.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AP=연합뉴스

중국 허베이(河北)성에서 한국행을 기도한 탈북민 2명이 공안에 체포되는 일이 벌어졌다.

6일 데일리NK에 따르면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은 “지난달 말 허베이성에 살고 있는 탈북민 여성 2명이 한국행에 대해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지 3일 만에 공안에 걸리면서 체포돼 끌려갔다”고 전했다.

중국 공안은 탈북민들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이나 문자를 들여다보고 위치 추적까지 하는 등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 과정에 한국으로 가려고 시도한 정황이 조금이라도 드러나면 바로 체포해 끌고 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 탈북민 여성들은 지금껏 단 한 번도 한국행을 시도하지 않았고 공안에 단속된 일도 없기에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하고 위챗으로 한국에 가자는 문자를 서로 주고받았다가 공안에 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어 “여기(중국)에 있는 탈북민들은 한국에 가는 것이 희망인데, 가다가도 붙잡히고 심지어 (한국에) 가자는 문자만 주고받아도 체포되니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도 “그런데도 한국에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한국행에 나서는 탈북민들이 있다”고 부연했다.

중앙포토


임금 체불 신고도 못해…“죽음 각오하고 한국 가려는 이유”

중국 내 탈북민들이 한국행을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분’ 때문이라고 한다. 탈북민들은 중국에서 신분이 없는 상태로 살고 있어 억울한 일을 당해도 이를 해결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소식통은 귀띔했다.

실제 이번에 공안에 체포된 탈북민 여성 중 1명은 올해 음력설에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보낼 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재봉 공장에서 하루 10시간에 70위안(약 1만 2900원)씩 받기로 하고 일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10월부터 12월까지 임금이 계속 밀렸고, 지난달에도 보름간 일했으나 현재까지 공장으로부터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그런데도 신분이 없어 임금 체불로 신고하거나 법률적인 도움을 받지도 못하는 등 어려움에 처하자 여성은 신분이 보장되는 한국에 가기로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소식통은 “현재 이 여성은 같이 붙잡힌 다른 탈북민 여성과 함께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며 “이들의 중국인 가족 말에 의하면 공안은 한국행을 시도하려 했기 때문에 3개월에서 6개월은 지나야 집으로 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죽음을 각오하고 탈북한 이들이 이런 불안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안전한 삶을 살 수 있게 한국으로 가는 안전한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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