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특례대출, 출시 일주일 만에 2조5000억원 신청
신생아 출생 가구에 연 1~3%대로 최대 5억원을 주택 구입자금으로 빌려주는 ‘신생아 특례 대출’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9일 개시한 신생아 특례 대출에 이달 4일까지 일주일간 총 9631건, 2조4765억원을 접수했다고 6일 밝혔다.
전체 접수분 중 주택 구입자금용인 디딤돌 대출이 7588건, 2조945억원(85%)으로 상당 부분을 차지했고, 전세자금용인 버팀목 대출은 2043건, 3820억원(15%)이었다.
다만 디딤돌 대출 중 대환 용도는 6069건, 1조6061억원, 신규 주택 구입 용도는 1519건, 4884억원으로 아직은 주택 구입보다 기존 대출을 저리의 신생아 특례 대출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환 대출이 신규 주택 구입 대출보다 3배가량 많다. 신생아를 둔 가구 가운데 기존 대출에서 갈아타려는 1주택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버팀목 대출도 대환 용도가 1253건에 2212억원, 신규 주택 임차 용도는 790건에 1608억원으로 대환 수요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는 “출시 첫날인 지난달 29일에는 작년부터 신생아 특례 대출을 기다려온 신청 대기자가 일시에 몰려 대기시간이 다소 있었으나, 이튿날부터 대기 없이 안정적으로 대출신청 접수가 이뤄지고 있다”며 “자산과 소득 심사 등을 거쳐 대출 금액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에 대해 주택구입·전세자금을 저리에 대출해 주는 제도다.
대상 주택은 주택가액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이며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 및 일정 금액 이하의 순자산 보유액 요건 등을 갖춰야 한다. 올해는 2023년 1월 1일 이후 출생아를 둔 출산(입양)가구가 대상이며, 주택구입 자금은 1.6~3.3%, 전세자금은 1.1~3.0%의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부동산 업계에선 신생아 특례 대출이 젊은층의 주택 구매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당장 집값 반등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 지난해 1년간 진행한 연 4%대의 특례보금자리론이 종료되고 신생아 특례 대출이 바통을 이어받는 모양새지만 신생아 출산이라는 요건이 뒤따라야 해서다. 대출 공급 규모도 특례보금자리론(약 40조원)보다 신생아 특례 대출은 약 27조원으로 적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신생아 대출은 특례보금자리론보다 대상도 적고, 공급 규모도 작아 지난해 집값 반등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래도 출산 가구의 자금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만큼 시장 하락을 막는 완충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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