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로하스 “내게 KT는 가족 같은 존재”

고봉준 2024. 2. 7.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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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의 스프링캠프에서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한 KT 외국인 선수 로하스. [사진 KT 위즈]

프로야구 KT 위즈는 지난 1일부터 부산 기장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다른 9개 구단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미국이나 호주·일본 등지에 스프링캠프를 차렸지만, KT는 숙소 시설이 좋고, 이동 부담이 없는 기장을 전지훈련지로 택했다.

KT는 이곳에서 훈련을 한 뒤 좋은 결과를 얻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처음으로 국내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던 2021년. KT는 기장에서 한 달 넘게 담금질을 한 뒤 그해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했다. 2015년 1군으로 진입했던 막내 구단의 첫 번째 통합우승이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LG 트윈스의 벽을 넘지 못했던 KT는 당시의 경험을 밑거름 삼아 이곳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근 KT의 스프링캠프를 찾았더니 외국인 선수 멜 로하스 주니어(34·미국)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KT에서 활약했던 강타자다. 외야수인 로하스는 KT에서 뛰는 4년 동안 단 한 번도 3할 타율을 놓치지 않았다. 특히 2020년에는 142경기에서 타율 0.349, 47홈런 135타점 116득점 장타율 0.680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해 타격 4관왕(홈런·타점·득점·장타율)과 함께 MVP에 뽑혔다.

로하스는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로 떠났다가 지난해 12월 KT와 재계약하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로하스는 “4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마치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내게 KT는 단순한 팀이라기보다는 가족 같은 존재다. 동료들도 예전처럼 나를 편하게 대해준다”고 말했다. KT에서 맹활약했던 로하스는 최근 몇 년간 고전했다. 일본 한신에서 뛴 2021년과 2022년에는 내리 2할대 초반 타율에 머물다 방출됐고, 이후 멕시코 리그와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를 전전했다.

로하스는 “일본에선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선수들의 스프링캠프 합류가 늦어졌다. 그러면서 적응이 쉽지 않았다”며 “그러나 그동안 부진했던 건 KT로 돌아오기 위한 ‘큰 그림’ 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곁에서 이를 듣던 KT 이강철(58) 감독은 “둘러대기도 잘한다”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각각 홈런왕을 차지했던 로하스와 박병호의 만남에도 기대가 쏠린다. 홈런왕 타이틀만 6차례(2012~2015, 2019, 2022년) 차지한 박병호는 2021년부터 KT에서 뛰고 있다. 로하스와 같은 팀에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하스는 “박병호와는 처음으로 같은 팀이 됐는데 정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훈련하면서 이것저것 조언을 해주면서 내가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면서 “중심타선은 어느 구단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상대에게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중심타선 맞춤 별명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KT는 로하스가 떠난 직후인 지난 2021년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로하스는 외국에서 이 소식을 들은 뒤 심경이 복잡 미묘했다고 털어놨다. 로하스는 “그 소식을 듣고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통합우승까지의 험난한 과정을 이겨낸 동료들이 자랑스러우면서도 ‘왜 내가 저기 없을까’라는 아쉬움도 컸다”며 “올해 KT도 충분히 통합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고 본다. 동료들과 함께 정상에 오르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뛰겠다”고 강조했다.

■ 멜 로하스 주니어

「 ◦ 생년월일 : 1990년 5월 24일
◦ 체격 : 키 1m89㎝, 몸무게 102㎏
◦ 포지션(투타) : 외야수(우투양타)
◦ 프로 입단 : 2010년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피츠버그
◦ 수상 경력 : 2020년 KBO리그 MVP·홈런왕
◦ 올해 연봉 : 90만 달러(약 12억원)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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