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 첫 상견례 통화…"北도발·강제북송 논의"

조태열 임명 약 한달만에 中왕이 통화
왕이 부장, 조태열 장관에 방중 초청
50분 통화…한중 관계, 북한 문제 논의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임명된 지 약 한 달 만에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첫 전화 통화를 했다.

외교부는 6일 조 장관과 왕 부장이 이날 오후 9시께부터 50분간 통화를 갖고 한·중 관계와 북핵·북한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조 장관에게 방중을 요청했다. 조 장관은 왕 부장의 방중 초청에 사의를 표하고,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방중하는 방안을 협의해 가자고 답했다.

이날 양측은 한·중 관계를 중시하고 이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한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또 양국 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위해 다양한 수준에서 전략적 교류·소통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조 장관은 한·중 양국이 갈등을 최소화하고 협력의 성과를 쌓아나가며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지난해 11월 한·일·중 외교장관 회의에서 차기 정상회의 준비를 가속해 나가기로 한 것을 상기하면서, 이를 위한 후속 협의를 진전시켜 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왕 부장은 의장국인 한국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이외에도 양 장관은 한·중 외교·안보 대화, 외교차관 전략대화, 1.5트랙 대화 등의 협의체가 조기 개최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외교부는 "양 장관이 변화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 양국 간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 등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국 간 무역 투자를 심화해 새로운 발전 동력을 찾아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통화에선 최근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 문제도 논의됐다.

조 장관은 북한이 연초부터 각종 도발을 지속하며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가 금지하고 있는 핵·미사일 개발과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지속 추진하고 있는데 우려를 표명했다.

또 북한이 추가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나오도록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강화해 주기를 당부했다. 중국에 있는 탈북민들이 강제북송되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중국 정부의 각별한 협조도 요청했다.

조 장관은 지난달 10일 임명된 이후 27일 만에 왕 부장과 통화를 했다.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이 취임 나흘 만에 통화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늦었다는 평가다.

조 장관은 취임 후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대신, 페니 웡 호주 외교부 장관, 부이 타잉 썬 베트남 외교장관 등과 취임 인사를 겸한 전화 통화를 가진 바 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