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배송된 한우 세트 뜯어먹은 길냥이… “택배 기사가 배상”

사진=연합뉴스

배송된 한우 선물 세트를 길고양이가 물어 가는 바람에 택배 기사가 고객에게 배상해주는 일이 발생했다.

전남 구례군 단독주택에 사는 60대 A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 반 경에 지인으로부터 한우 선물 세트를 받았다. A씨는 집에 있었으나 배송기사는 마당에 선물을 놓고 배송이 완료됐다는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놓쳐 선물이 온 사실을 몰랐던 A씨는 다음날 오전 7시 선물 포장이 뜯어지고 한우 4팩 중 2팩이 사라진 모습을 발견했다.

훼손된 상태로 널브러져 있던 한우 선물 세트의 포장지와 스티로폼은 날카로운 것에 의해 찢겨 상자 뚜껑이 뜯겨 있는 상태였다. A씨의 집 주변에 길고양이가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길고양이의 소행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A씨는 이 사실을 택배회사에 알리고 배상을 요청했다. 그러나 택배회사는 표준 약관을 검토한 결과 책임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택배회사에 따르면 이 같은 경우 최종 배송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배송 기사들이 배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분실이나 훼손 가능성이 있는데도 정해진 위치에 배송하거나 고객에게 직접 전달하지 않는 임의 배송을 한 책임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택배 표준약관에 따르면 택배 사업자는 택배 배달 시 택배를 받는 고객으로부터 인도 확인을 받아야 한다. 고객의 부재로 운송물을 배달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고객과 협의해 반송하거나, 고객의 요청 시 고객과 합의된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 고객과 합의된 장소에 보관하는 때에는 고객에 배달 완료된 것으로 본다.

택배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로 비대면 배송이 일상화되면서 도시에서는 물건을 아파트 문 앞에 놓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런 사례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골에서는 ‘항아리 속’과 같이 배송 장소를 고객과 협의해 지정한다”며 “고객이 만약 문 앞이나 특정한 장소를 지정해서 그리로 배송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면 당연히 택배 기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택배 기사가 사고 처리를 해 배상을 해줬다고 한다. A씨는 “땅에 버려진 선물을 보고 아까웠고, 택배 회사의 잘못으로 생각했지만 비대면 배달이 원칙인 현 상황에서 누구를 탓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택배 기사가 배상해주어 좋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