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노쇼'에 분노한 팬들…메시 "사타구니 다쳐 부어있었다"

배재성 2024. 2. 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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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 EPA=연합뉴스

홍콩 프리시즌 투어에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뭇매를 맞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고 해명했다.

메시는 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홍콩에서 뛰지 못한 건 정말 운이 나빴기 때문이었다”며 “안타깝지만 이런 일이 축구에서는 일어난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불편한 느낌이 계속 들어서 뛰기 어려웠다”며 “난 항상 경기에 뛰길 원한다. 우리가 이 경기를 위해 멀리서 온 데다 사람들이 우리 경기에 기대가 큰 상황이었던 만큼 아쉽다”고 덧붙였다.

메시는 사타구니 쪽을 다쳤다고 밝혔다. 알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 직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부상 부위가 부어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메시와 세계적 스트라이커 루이스 수아레스는 전날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대표팀 간 친선 경기에 예고 없이 결장했다.

마이애미는 과거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던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세르히오 부스케츠, 조르디 알바를 영입해 전 세계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투어를 통해 홍콩 팬들에게도 선보일 기회가 있엇지만 ‘노쇼 사건’으로 팬들을 분노케 했다.

홍콩 현지는 물론, 중국 본토와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메시의 경기를 보기 위해 모여든 수만 명의 팬이 “사기”라며 환불을 요구했고 소셜미디어에는 격분한 팬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리오넬 메시(왼쪽)가 6일 도쿄 근처 지바에서 열린 훈련 세션 중 워밍업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케빈 융 홍콩 문화체육여유국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메시가 출전하지 않아 극도로 실망했다고 밝히는 등 정부 당국까지 나서 메시의 ‘노쇼’에 아쉬움을 표했다.

정부가 친선전 주최사에 대한 자금 지원 계획까지 철회할 의사를 내비치는 등 파장이 커졌다.

마이애미 이적 후 공식 석상에서 언론과 접촉하지 않고 있는 메시는 결국 논란이 격화하자 기자회견장에 얼굴을 비쳤다.

메시는 “우리가 (홍콩으로) 돌아가서 또 다른 경기를 할 수 있길 바란다”며 “(홍콩에서) 경기에 참여하지 못했던 게 아쉽다”고 거듭 밝혔다.

아시아 투어를 진행 중인 인터 마이애미는 7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비셀 고베(일본)와 친선 경기를 치른다.

메시는 고베전 출전 여부에 대해서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메시는 “(내일) 경기에 뛸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정말 뛰고 싶다”고 말했다.

메시는 지난 2019년 7월 한국에서 노쇼 사건을 일으켰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마찬가지로 홍콩 팬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유벤투스(이탈리아) 소속이던 호날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선발팀과 내한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냈지만, 한 번도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지난 2019년 7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에서 경기 내내 벤치에 앉아있던 호날두가 종료 뒤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주최·주관사와 계약 조건에 호날두가 엔트리에 포함돼 최소 45분 이상을 뛰어야 한다는 내용을 넣었지만, 호날두는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팬들의 열망을 외면했다.

당시 6만여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유벤투스 선수단은 킥오프 예정 시각을 넘겨 경기장에 도착, 경기가 1시간 가까이 지연돼 팬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이 와중에 1초도 뛰지 않은 호날두와 ‘날강도’를 합성한 신조어 ‘날강두’가 등장할 정도로 국내 여론이 악화했으나 호날두의 별도 사과는 없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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