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수수료 7000억 챙긴 ‘5대 은행’...비정규직 늘리고 점포 줄여
주요 시중은행들이 지난 3년 동안 고위험·고난도 금융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을 대거 팔아 약 7000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ELS 판매 수수료를 통해 총 6815억7000만원 이익을 얻었다.
그러나 상당수 ELS 가입자는 원금 회수를 걱정해야 할 만큼 손해를 보고 있다. 최근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가 급락하면서 ELS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이 불어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분쟁조정과 민원 신청 건수도 3000건에 육박했다. 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중 50개 종목을 추려 산출한다. H지수를 시초로 한 ELS는 통상 3년 뒤 만기가 됐을 때 가입 당시보다 H지수가 70% 아래로 떨어질 경우 하락률만큼 손실을 보는 구조다.
올 상반기 만기가 집중된 홍콩H지수는 2021년 2월 1만2000선을 넘어섰지만 현재 5200~5300대로 주저앉았다. H지수가 5000 아래로 떨어진 지난 1월 하순 만기를 맞은 일부 상품의 손실률(-58.2%)은 거의 60% 달했다. 지난 2월 2일까지 만기가 돌아온 것은 총 7061억원어치로, 평균 손실률은 53% 수준이다.
H지수의 ELS 손실이 임박하자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해 11월 관련 상품을 중단했다. 홍콩 ELS 판매 규모가 큰 국민·신한·하나은행은 기초자산 종류와 관계없이 모든 ELS를 당분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0월 초부터 원금 보장이 되지 않은 ELS를 팔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은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중 은행이 영구적으로 창구 ELS 영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지는 미지수다. 은행 비이자이익에서 ELS 관련 수익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한 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비이자이익에서 ELS 수수료 이익은 5.7%를 차지했다. 비이자이익은 외화·신탁·신용카드·뱅킹(이체)·방카슈랑스·펀드 등을 통해 얻는 수수료 이익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5대 은행의 지난해 3분기 말 총임직원 수는 7만3008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7만3662명)보다 0.9% 감소했다. 지난 4년간 총임직원 수는 4600명가량 줄어들었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점포 축소 움직임도 보인다. 5대 은행이 국내에 설치한 지점과 출장소도 전년(4010곳)보다 2% 줄어든 3931곳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 854곳→794곳 ▲농협은행 1119곳→1107곳 ▲신한은행 725곳→722곳 ▲우리은행 714곳→711곳 ▲하나은행도 598→597곳 등으로 줄였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 수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정규직은 줄고 비정규직은 늘어나는 등 고용 안정성이 후퇴하는 모습이다. 지난 4년간 5대 은행의 비정규직 수는 6782명에서 8083명으로 1304명 늘었다.
2022년 3분기 말부터 지난해 3분기 말까지 하나은행의 비정규직은 1010명에서 1353명으로 34%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KB국민은행은 2.7%, 우리은행 2.8%, NH농협은행 1.1% 등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신한은행은 1018명에서 913명으로 오히려 10.3%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정규직 증가 배경에 대해 “디지털 ICT(정보통신기술)와 연금 부문 등의 전문 인력 수요에 따른 경력직 수시채용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직원을 지점 감사 업무 등을 위해 다시 채용한 경우 비정규직 증가 요인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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