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어디갔어 내 탄피" 노래까지…군, 탄피 회수 풀어준다

이유정 2024. 2. 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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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훈련에서 미군 장병의 소총에서 탄피가 튀어 오르는 모습. 연합뉴스

“어? 내 탄피 어디 갔어”
지금까지 군의 사격 훈련 과정에서 탄피가 단 한 발만 사라져도 병사들이 ‘탄피 줍기’에 혈안이 됐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육군이 관련 규정을 개정한다.

육군은 6일 자체 규정상 ‘탄피를 100% 회수하여 반납’이라는 문구를 ‘회수한 탄피를 반납’으로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훈련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부대가 탄피를 회수하도록 해 탄피 회수에 대한 부담을 줄이도록 훈련 여건을 개선하고자 한다”며 “비전술적 관행을 개선하고, 실전과 동일 조건 하에서 사격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피를 찾을 시간에 실전 대비 능력을 더 키우자는 취지인 셈이다.

일선 부대에선 그간 사격 훈련 때마다 엄격한 탄피 회수 규정 때문에 노이로제에 빠질 지경이라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단 한 발이라도 탄피가 회수되지 않으면, 전원이 사격 훈련을 중단하고 탄피를 찾기 위해 지뢰 탐지기까지 동원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탄피 줍기는 “어디갔어 내 탄피”란 대중 가요 가사(양동근의 『탄띠』)로 만들어질 정도로 흔한 일로 여겨졌다.

그간 군은 이런 탄피 분실 사태를 막기 위해 탄피 받이를 총에 부착해 지급해왔다. 실전에선 쓸 일이 없는 장비인데, 오히려 탄피 받이 때문에 탄피 걸림 등의 문제도 종종 발생했다는 게 육군의 설명이다. 이런 현장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육군은 탄피 회수 규정은 원칙적으로 두되, ‘전량 회수’에 몰두하지 않도록 규정을 완화키로 한 것이다. 미군만 하더라도 탄피 회수를 우리 군만큼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는다.

다만 애초에 탄피 100% 회수 규정이 실탄 분실이나 빼돌리기를 막기 위해 마련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규정 완화와 함께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 대책 강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육군은 지금도 실탄 지급 시와 사격 전·후 여러 단계에 걸쳐 부대 현장 간부 등이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육군 관계자는 “두 달간의 운영 성과를 검토해 안전 대책 등 보완점을 찾고 규정 개정과 확대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은 우선 내달까지 특전사 예하 전 부대, 전 군단 특공부대, 전방사단 수색대대 등에 시범적으로 새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6일 육군 제5보병사단 수색대대가 강원도 연천 검성골사격장 사격 훈련에서 탄피 받이를 떼고 훈련을 진행했다.

하지만 규정이 바뀌어도 신병 교육과 동원 훈련은 예외가 될 수 있다고 육군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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