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 수원 감독 "아직 베스트11 안 정했다…내부 경쟁 유도" [일문일답]

김환 기자 2024. 2. 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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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제주, 김환 기자) 염기훈 감독이 말하는 자신의 장점은 '형님 리더십'이었다. 젊음과 소통을 앞세워 말보다 행동으로 선수들에게 보여주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장점을 보여주겠다는 게 염기훈 감독의 말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6일 오후 제주도 제주시에 위치한 신라 스테이 호텔에서 '2024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를 진행했다. 수원 삼성 선수들이 인터뷰를 위해 미디어캠프에 참석했다.

다만 수원 염기훈 감독은 현재 P급 라이선스 교육을 위해 태국에 있기 때문에 함께하지 못했다. 염기훈 감독 기자회견은 현장 기자회견 대신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화상 기자회견으로 진행됐다.

염기훈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수원의 새 감독으로 선임됐다. 지난달 11일 선임 기자회견 당시 염기훈 감독은 "축구인생 모든 걸 걸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을 정도로 이 자리에 책임을 느끼고 있고 내 인생 모든 걸 걸고 이 자리를 수락했다. 기존 선수 때 보여줬던 순한 모습이 아닌, 감독 때는 다른 모습이 비춰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모든 걸 걸고 이 자리에 섰다"라며 취임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시즌을 앞둔 염기훈 감독은 "직접 얼굴을 뵙고 기자회견을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 올해 우리는 무조건 승격을 목표로 하고 있고, 동계 전지훈련을 시작하기 전부터 선수들에게 목표를 이야기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이야기했기 때문에 나와 코칭 스태프 모두가 승격을 바라보며 한마음 한뜻으로 달려갈 생각이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염기훈 감독 기자회견 일문일답.


-포부는.

직접 얼굴을 뵙고 기자회견을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 올해 우리는 무조건 승격을 목표로 하고 있고, 동계 전지훈련을 시작하기 전부터 선수들에게 목표를 이야기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이야기했기 때문에 나와 코칭 스태프 모두가 승격을 바라보며 한마음 한뜻으로 달려갈 생각이다

-현재 훈련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선수들과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현재 훈련 전후로 코칭 스태프들과 미팅을 하고 있다. 선수들과 얼굴을 마주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우려하는 부분은 없다. 내가 보고를 받고 훈련 프로그램을 같이 구성하고 지시한다. 우려하는 것보다 같이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 현 상황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이번 시즌 이적시장에서 얼마나 만족하고 있나.

보강해야 할 포지션이 좀 남았다. 구단에 요청한 상태다. 한두 자리가 채워진다면 만족할 것 같다. 구단에서도 최선을 다해 내 의견을 수렴했다. 마지막 한 명, 혹은 두 명 선수가 영입된다면 우리의 목표에 도달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리더십 있는 선수들의 이탈이 있었는데.

올해는 떠난 선수들이 많았다. 그런 부분들이 아쉽다. 그래도 프로의 세계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베테랑 선수들이 분명히 나갔지만, 김보경, 양형모, 이종성, 최성근 등 기존에 남아 있는 베테랑 선수들도 있다. 선수들이 미팅을 주도하는 모습도 봤다. 나가는 선수들보다 현재 남아서 팀을 이끌려고 하는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도 팀에 빨리 적응했고, 하려는 의지도 넘친다. 기존 있는 선수들과 새로운 선수들이 잘 융화된다고 생각하면 나간 선수들의 빈 자리는 느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훈련의 중점 및 승격을 위한 노력은.

태국 전지훈련 때부터 체력을 강조했다. 체력이 있어야 전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태국에서부터 체력을 강조했다. 내가 선수일 때부터 함께했던 선수들도 있는데, 올해 동계훈련이 가장 힘들었다고 하더라.

또 전술적인 부분을 많이 다듬었다. 작년에 감독대행을 했을 때는 시간이 없어서 내가 하고 싶은 축구와 동떨어진 축구를 했다. 올해는 나에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고, 내가 하고자 하는 축구를 가다듬을 만한 시간이 있었다. 움직이지 않는 선수들을 과감하게 혼냈고, 무의미한 백패스를 하는 선수들에게도 강하게 이야기했다. 앞으로 시간을 더 활용해야겠지만 1차 전지훈련에서는 체력을 중점으로 했다.

-전지훈련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 됐는데.

내가 생각해도 강하게 이야기했다고 느꼈다. 선수들에게 내가 프로 생활 18년을 했지만, 어떻게 그동안 동계 전지훈련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강하게 했다. 선수 때는 내가 힘들면 조절을 했는데, 감독이 되니 그런 선수들에게 강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봤다. 나조차 강하게 할 때는 강하게 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을 느꼈다.

-견제되는 팀은.

많은 팀들이 있고, 우리보다 먼저 K리그2를 경험한 팀들이다. 우리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부산 아이파크나 영입이 좋았던 서울 이랜드 FC가 끝까지 우리와 싸우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팀들도 우리와 경기를 했을 때 힘들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금은 부산과 서울 이랜드를 생각하고 있다.

-수원을 상대로 다른 팀들이 어떤 선택을 할까.

경기를 보니 라인을 내리다가 역습하는 팀이 많았다. 상대가 어떻든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선수들에게도 우리는 라인을 내리지 않고 맞붙을 거라고 이야기했고,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는 신경을 쓰지 않고 우리의 축구만 생각하고 나아갈 생각이다.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면.

일단 많은 분들에게 K리그2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K리그1 팀들도 열심히 하지만, K리그2 팀들도 열심히 한다는 생각을 했다. 시즌이 시작되고 부딪혀야 알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우려되는 부분이 없다. 지금은 그저 부상 없이 선수들이 시즌을 시작하고 꾸준히 유지한다면 괜찮을 것 같다. 지금은 우려하는 게 없다.

-의욕을 조절하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

아직 베스트 일레븐을 정하지 않았다. 동기부여도 중요하지만 선수단 내부에서 경쟁을 시키고 있다. 연습 경기 때에도 베스트 멤버가 아니라 똑같이 라인업을 구성해서 선수들에게 능력을 보여줘야 기회를 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수비적인 선수만 뽑거나 공격적인 선수만 선택할 수는 없다. 선수들에게는 결정을 우리가 할테니 보여주기만 하라는 이야기를 했다. 점점 시간을 갖고 멤버를 추스려야 하지 않나 싶다.

-눈에 띄었던 선수는.

체력적인 부분들을 강조했기 때문에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않다.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모습을 봤다. 이건희, 정성민, 박상혁 등 새로 합류한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모습을 확인했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과 복귀한 선수들, 기존 선수들 사이의 조화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

-체력을 강조하는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내 생각만 갖고 강하게 가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피지컬 코치도 있고, 사이언티스트도 있다. 피지컬 파트와 충분한 회의를 했다. 동계훈련을 하면서 한 차례 고비가 있었다. 피지컬 파트에서 조절을 하는 방안을 제안했는데, 내가 밀고 나가자고 이야기했다. 

내 경험상 동계훈련 때는 힘들게 해야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시기에는 몸이 힘든 게 사실이다. 내가 감독으로서 약해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선수들에게 강하게 이야기했다. 데이터도 실시간으로 확인을 해 무리하게 뛴 선수가 있다면 곧바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체크하면서 체력 운동을 하는 중이다. 

시즌 도중 오버페이스 때문에 부상당하는 선수는 많이 없을 것이다. 피지컬 파트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해주기 때문에 조언을 들으면서 운영을 하면 괜찮을 거라고 확신한다.



-달라진 감독의 모습에 적응하지 못하는 선수가 있을까.

당연히 내 앞에서는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선수들이 내가 바뀌었다고 생각할 것 같다. 강하게 이야기하고 규율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수들이 감독이 돼서 바뀌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선수들에게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팀을 위해 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다. 팀을 위해 내리는 결정에 대해서 욕을 먹는 건 두렵지 않다고 말했고, 이 부분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선수들이 내가 변한 모습을 보면 내 노력을 알지 않을까 생각한다.

-위기가 온다면 어떻게 이겨낼 계획인가.

위기는 어느 팀에나 온다. 우리 팀에 소통 문제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힘든 시기가 있을 때 내 생각만으로 뚫어낼 생각은 없다. 위기 대처도 중요하지만, 선수들과 꾸준한 소통을 통해 해결할 것이다. 힘들수록 선수들과 더 소통하려고 한다. 

코칭 스태프들의 경험이 적지만, 새로 오신 단장님이 경험이 많으시다. 그런 경험이 힘든 시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힘들 때 단장님의 역할이 중요하고, 나도 단장님께 조언을 구하고 의논할 생각을 갖고 있다.

-김주찬, 이상민에게 기대하는 바는.

(김)주찬이와 (이)상민이는 나만이 아니라 팬들의 기대도 큰 선수다. 상민이는 유스 출신이고 개성이 강하다. 그래서 두 포지션을 보며 체크하고 있다. 그 선수가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고민 중이다. 1차 동계훈련 때에도 열심히 해줘서 형들에게도 본보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주찬이는 신인이었지만 작년에 주축 선수로 자리잡았다. 팀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주찬이가 작년에 잘했기 때문에 주찬이를 잘 파악했을 거다. 주찬이에게 안에서 하는 플레이를 많이 알려주고 있다. 아마 올해는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두 선수가 살아나야 승격이라는 우리의 목표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도 두 선수에 대한 기대가 크다.

-팬 간담회 계획은 있나.

취임 이후, 그리고 태국에서도 구단에 팬 간담회를 요청했다. 꼭 팬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 개막 전에 꼭 만들 것이다. 구단에서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이다.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내 의견을 말하고 팬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그런 자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구단에 요청했고, 조율만 된다면 시즌 개막 전에 만나고 싶다. 

-본인이 생각하는 감독 염기훈의 장점은.

젊음이라고 생각한다. 신인 때 형들이 '겁 없이 달려라'라고 얘기했다. 경험 많은 분들이 좋은 결과를 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경험이 많으면 선택을 내릴 때 더 많이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변화에 대해 두려움이 없다.

'형님 리더십'처럼 선수들과 더 잘 소통할 자신도 있다. 경험은 없지만 경험 많은 지도자들보다 더 뛰면서 하고 있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말도 중요하지만 행동으로 시범을 보이고 함께하면 선수들의 마음을 알 수 있고, 힘들 때 나눌 수 있다.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에 노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단 내부적으로 가장 큰 변화가 있었다면. 그리고 구단은 승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대표님도 바뀌고, 단장님도 새로 오셨다. 선수들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구단 내부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전력강화실장님도 새로 오셔서 많은 도움을 주시고 있다. 우리만 변한다고 해서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탈바꿈을 한다는 생각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 

구단에서도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선수들을 도와줄 방법을 고민하며 접근 중이다. 이런 것들에서 좋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구단이 하나가 된 모습으로 시즌을 치르면 공통의 목표인 승격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시 린가드의 FC서울 이적에 대한 생각은.

기사를 통해 린가드가 온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만큼 K리그가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기존에는 그 정도의 네임 밸류가 있는 선수들이 올 수 없는 리그였지만, 그렇게 이름 있는 선수들이 오는 건 K리그의 발전을 의미한다.

서울이 그런 선수를 영입해서 부러운 것도 사실이다. 선수 영입을 통해 팬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고, 퀄리티 있는 축구를 볼 수 있는 것도 부럽다. 수원도 승격에 성공해 이름 있는 선수를 영입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우리도 그런 선수를 데려올 수 있게끔 승격을 해야 할 것이다. K리그 선수들도 그런 선수들과 경쟁한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지면 좋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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