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사태’ 권도형 측근 한창준 몬테네그로서 국내 송환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일으킨 권도형(33) 테라폼랩스 대표의 측근 한창준(37)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가 6일 몬테네그로에서 국내 송환됐다. 테라폼랩스의 재무책임자로 일했던 그는 이번 사건의 전모를 밝힐 ‘키맨’으로 꼽힌다.
이날 오후 2시 12분쯤 한 전 대표는 검은색 패딩에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으로 들어섰다. 그는 “폭락 사태를 예견했는지” “테라의 위험성을 알면서 투자자를 속인 것인지” “왜 도피를 했는지”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터미널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서울남부지검으로 호송됐다.
한 전 대표는 테라폼랩스의 창립 멤버로 2018년부터 자금 흐름을 총괄하는 최고재무책자(CFO)로 일했다. 테라·루나 폭락 직전인 2022년 4월 권 전 대표와 함께 해외로 도주했다가 지난해 3월 23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그는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사용해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하려다 발각됐다.
이후 법무부는 테라·루나 사건을 맡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하동우)의 인터폴 적색수배 및 범죄인인도 요청에 따라 몬테네그로 출장, 실무협의, 의견서 제출 등 현지 당국과 협력하며 국내 송환 절차를 밟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피의자 한창준의 송환에 협력한 몬테네그로 당국에 사의를 표한다”며 “주요 피의자인 권도형도 송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의 송환으로 핵심 피의자들의 해외 도피로 지체된 검찰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테라·루나는 한때 암호화폐 시가총액 기준 세계 5위권까지 부상했다가 2022년 5월 나흘 만에 개당 10만원에서 1원 이하로 99.99% 폭락했다.
한 전 대표는 권 전 대표의 국내 송환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테라-차이코퍼레이션(차이) 관계’를 밝힐 핵심 인물로도 통한다. 차이는 간편결제 서비스 운영사로 테라와 업무협약을 맺은 곳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4월 신현성 전 차이 총괄대표 등 10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이들이 테라·루나의 폭락 위험성을 알면서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발행을 강행하고, 사전 발행된 루나를 보유하고 있다가 고점에서 파는 방식 등으로 4629억원의 부당이익을 거뒀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신 전 총괄대표 측은 지금까지 세 차례 재판에서 “권 대표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미러, 앵커 프로토콜 등 테라·루나 사업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며 권 전 대표와의 공모나 테라 폭락 사전 인지 여부 등을 전면 부인했다.
이번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권 전 대표가 한국과 미국 중 어디로 송환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난해 11월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권씨의 범죄인인도를 승인했지만, 권씨가 이에 불복하면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재심 결과는 권씨의 구금 기간이 끝나는 오는 15일 전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송환 결정이 유지되면 안드레이 밀리비치 법무장관이 권씨를 어디로 송환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이영근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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