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캉 폭행남' 1심 징역 7년 "억울하다" 항소…검찰도 항소 2심행

'바리캉 폭행남' 징역 7년 구형에 항소
1심 재판부, 검찰 공소 내용 모두 인정
檢 "범행 대부분 부인…반성 기미 없어"

여자친구를 감금해 엽기적인 방식으로 학대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이른바 '바리캉 폭행남' 김 모 씨(26)가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김 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 의지를 밝힌 상태다.

전 남자친구에 의해 오피스텔에 갇혀 강간을 당하고 머리를 밀리는 등, 고문 수준의 가혹 행위를 당한 A씨의 모습. [사진=MBC '실화탐사대' 보도화면 갈무리]

6일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씨가 전날인 5일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씨는 지난해 7월 경기 구리시의 한 오피스텔에 교제 중이던 여자친구 A씨(21세)를 감금한 뒤 여러 차례 강간했다. 김 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A씨에게 폭행을 당하면서 숫자를 세게 하고 바리캉으로 머리카락을 잘랐으며, 얼굴에 소변을 누거나 알몸 상태로 무릎을 꿇리는 등 고문 수준의 가혹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A씨와 1년 6개월가량 교제했으며, A씨의 적금을 해지해 오피스텔을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김 씨가 잠이 든 틈을 타 '살려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그러나 김 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그는 "A씨가 스스로 오피스텔에 머물며 혼자 외출도 했고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라며 폭행 일부만 인정하고 성폭행이나 협박 등의 내용은 A씨와 협의가 이뤄진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김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검찰의 공소 내용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는 가족과 애완동물에 김 씨가 위해를 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별다른 저항을 못 했을 것이다"라며 "A씨의 진술은 경험 없이 알 수 없는 등, 특징성을 가지고 있어 신빙성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징역 10년을 구형했던 검찰도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2일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검찰 측은 "김 씨는 선고 전 기습적으로 1억5000만원을 공탁했으나, A씨가 받지 않아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범행을 대부분 부인하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아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생각해 항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피해자의 부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김 씨가 A씨에게) '어차피 우리 집은 돈 많고 너는 돈이 없으니까 빵빵한 변호사 사서 길게 살아봐야 1~2년이다. 내가 너를 어떻게 안 하겠냐. 경찰이 오던, 너희 부모가 오던 난 너 끝까지 따라가 죽일 거고, 경찰도 너를 보호 못 해준다'라는 말을 비롯해 차마 입에도 담을 수 없는 상스러운 말로 딸을 모욕하고 협박했다"며 엄벌을 호소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