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성능 좋을수록 보조금 더 준다…"중국산 저가 배터리 쓰지 말라는 것"
올해부터 전기차의 배터리 성능과 재활용 가능성에 따라 구매 보조금이 차등 지급된다. 배터리 성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국산 전기차를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6일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올해 가격이 5500만원 미만인 전기 승용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최대 650만 원(제조사 할인폭이 클 경우 최대 750만 원)의 국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구매자는 국비에 더해 지자체 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서울시의 보조금은 180만원 수준이었다.
이번 개편안은 배터리의 에너지밀도가 높고 자원순환성이 높을수록 보조금을 많이 지급하도록 설계됐다. 에너지밀도가 낮고 재활용이 어려운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은 불리한 반면, 국내 배터리 및 차량 제조사에 유리하게 짜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조금 산식이 중국산 인산철(LFP) 배터리를 쓰는 차량보다 한국에서 주로 생산하는 삼원계(NCM) 배터리를 쓰는 차량에 더 많이 지급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아이오닉6는 주행거리 만점, 모델Y는 대폭 삭감 대상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의 대표 전기 승용차인 아이오닉6 2024년 모델은 1회 충전시 최대 524㎞를 주행할 수 있지만,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Y는 2023년 모델 기준으로 주행거리가 350㎞에 불과하다. 올해 차량 가격이 보조금 기준에 맞더라도 모델Y는 보조금 액수가 대폭 삭감될 가능성이 크다. 환경부 관계자는 “주행 거리 500㎞ 이상은 삭감이 없고, 400~500㎞ 구간은 주행거리가 10㎞ 줄 때마다 2만 8000원씩, 400㎞ 미만은 10㎞당 6만원씩 보조금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보조금 산식에 들어가는 배터리계수도 일반적으로 LFP 배터리에 불리할 전망이다. 환경부는 에너지밀도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도록 산식을 정했는데 승용차에 들어가는 중국산 저가 LFP배터리의 에너지밀도는 평균 160Wh/㎏, NCM배터리는 보통 300Wh/㎏ 수준으로 알려졌다. 자원순환성에 따른 차등계수는 배터리 1㎏에 포함된 유가금속(리튬·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 가격을 기준으로 나뉘는데 LFP 배터리는 회수할 수 있는 금속이 거의 없고, NCM 배터리는 유가금속을 높은 비율로 회수할 수 있다.
충전인프라보조금(최고 40만원)과 자동차 제조사의 사후 관리에 따른 보조금 차등 폭이 커진 점(최대 40만원)도 국내 차량 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배터리안전보조금(20만원)은 국제표준 운행기록 자기진단장치(OBD)를 장착한 차량에 지급되는데, 국내 제조 차량은 이를 준수하고 있다.
“저가 LFP 배터리 쓰지 말라는 정책적 메시지”
김 교수는 “LFP배터리도 성능이 개선되고 있지만 중요한 건 재활용이 어렵다는 데 있다”며 “테슬라를 비롯해 저가 전기차를 생산하려는 제조사들이 중국산 LFP배터리를 도입하거나 LFP배터리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데 앞으로 폐 LFP배터리 처리가 문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나는 자연인” 꿈꾸던 60대, 산 아닌 욕실 앞서 떠났다 | 중앙일보
- '유효슈팅 0개' 클린스만호, 요르단에 0-2 완패…결승행 좌절 | 중앙일보
- 노태우에 충고한 ‘2인자론’…“절대 전두환 넘보지 마라” (84) | 중앙일보
- 30%할인 받고 더블로…정부지원 '설 명절 성수품 할인' 꿀정보 | 중앙일보
- 박근혜 “‘대통령님 비덱이 뭔가요?’ 잡아뗀 최순실, 난 믿었다” | 중앙일보
- 32세 손흥민 마지막 아시안컵? 외국 기자들 되묻는다 “왜요” | 중앙일보
- 평범한데 천재 머리 만들기? ‘분홍색 차선’ 윤차장 봐라 | 중앙일보
- "실손 있죠?" 병원·환자 도수치료 1조 야합…건보까지 휘청인다 [신성식의 레츠 고 9988] | 중앙일
- [단독]尹 "부처 벽 허물라" 지시에…국토∙환경부 국장 맞바꾼다 | 중앙일보
- 이승기·이다인, 5일 득녀…결혼 10개월 만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