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 인정 아쉽다" 주호민 아들 특수교사 항소…국화꽃 든 동료들
" “재판부의 (선고유예) 판단이 아쉽습니다. 저는 아직도 피고인의 낙인을 떼지 못했고, 특수교사로 완전하게 복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웹툰 작가 주호민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특수교사 A씨가 6일 입을 열었다. 그는 이날 오전 수원지법 민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꿈은 특수교사였고, 그것을 ‘타의’에 의해 잃고 싶지 않아 항소를 결심했다”며 주씨가 지난 1일 인터넷 방송을 통해 주장한 내용 등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A씨는 “주씨는 ‘자녀가 배변 실수를 자주 하고, 학교에서 돌아오면 불안해해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녹음기를 넣었다’고 했는데 그동안 주씨 부부는 공식적인 자리에선 이런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주씨의 녹음이) 자녀의 배변·불안 때문은 아니었다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또 “(특수교육 비전문가인) 용인시 아동학대전담 공무원이 5분 정도 짜깁기 된 음성 파일만 듣고 자신을 아동학대로 판단했다”며 사건 처리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서도 “검사가 기소한 모든 내용이 무죄로 판결됐는데 다만 ‘싫어’라는 표현을 반복한 것이 유죄로 인정됐다”며 “‘싫다’는 표현은 아동의 문제 행동에 대한 것이었지, 아동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발언의 전체 맥락을 통해 항소심에서 이 부분을 확인하겠다. 다만, 1심 판사가 ‘그것을 듣는 부모가 속상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1심 재판부가 녹음파일을 증거로 인정한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가 자신의 감정이 상한다고 무턱대고 교사의 수업을 녹음하는 행위는 근절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씨의 방송 이후 논란이 된 ‘금품 요구’와 관련해선 “제가 변호인에게 금전 요구 부분을 원하지 않는다고 요청해 삭제하고 다시 전달했다. 그런데 주씨가 과장·확대해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A씨의 기자회견에는 특수교사노조원 70여명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A씨에 대한 유죄 판결은 특수 교사에 대한 사망 선고’라는 의미로 검은색 옷을 입고 국화꽃을 들고 참석했다.
A씨는2022년 9월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씨 아들(당시 9세)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라고 발언하는 등 피해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지난 1일 주씨 측이 제출한 녹음파일을 증거로 인정하고, A씨의 발언 중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너를 이야기하는 거야.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라고 한 부분을 정서적 학대라고 판단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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