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메종의 설립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브랜드가 걸어온 길을 탐구하고 남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반클리프 아펠이 오랜 시간 고수해 온 길이었다. 4월 14일까지 디뮤지엄에서 선보이는 전시 〈반클리프 아펠: 시간, 자연, 사랑〉 역시 마찬가지. 큐레이팅을 맡은 알바 카펠리에리, 공간 디자인을 맡은 요한나 그라운더와 함께 전시 디렉팅을 맡은 알렉산드린 마비엘 소네는 이 ‘패트리모니얼’ 전시가 미래 세대를 위한 유산이라고 말한다.
Q : 현재 메종의 아이덴티티를 전파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반클리프 아펠의 아카이브를 탐구하며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A : 1906년부터 쌓아온 반클리프 아펠의 기록을 직선으로 나열하면 1km가 넘는다. 드로잉과 사진, 서적뿐 아니라 풍부한 유산을 쌓아온 가족과 직원에 대한 회고록 등 아카이브를 살펴보기 위해 별도의 공간에서 무작위로 자료를 꺼내보는데 그때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아카이브의 진정한 매력을 깨닫게 된다.
Q : 1월에 열린 ‘사랑의 다리에서 마주하는 시간의 서사시’ 행사도 인상적이었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린 대규모 전시인데, 이번 전시의 관람 포인트를 알려준다면
A : 큐레이션을 맡은 알바 카펠리에리는 이탈로 칼비노의 저작 〈다음 천년기를 위한 여섯 가지 메모〉에서 영감을 받아 300여 점 이상의 주얼리 작품과 90개 이상의 오리지널 아카이브를 ‘시간, 자연, 사랑’이라는 주제로 재구성했다. 뿐만 아니라 건축가 요한나 그라운더가 구상한 시적인 공간엔 최근 인수한 작품과 개인 수집가의 작품을 함께 전시했는데, 그중 1937년에 만들어진 ‘자르티에르 브레이슬릿’은 메종의 유명한 작품 중 하나로 루비 앙상블과 입체적 구조가 인상적이다.
Q : 반클리프 아펠의 패트리모니얼 컬렉션을 보면 주얼리뿐 아니라 다양한 오브제도 눈에 띈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피스는
A : 일상 오브제들은 장인의 기술과 독창성을 증명하는 동시에 삶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가령 1930년에 제작한 아르데코 나이트라이트는 조명을 켰을 때 핑크 쿼츠 부분에만 조명이 비춰지고 오닉스와 래커로 이뤄진 부분은 불투명하게 남는 점이 특징으로, 아르데코 시대의 디자인과 기하학적 디자인의 만남을 보여준다.
Q : 반클리프 아펠이 패트리모니얼 전시에서 보여주려는 가치는
A : 패트리모니얼 전시는 반클리프 아펠의 수많은 아카이브를 선보이며 메종의 노하우를 다양한 시대에 전파하고 있다. 주얼리를 넘어 예술의 일부로서 미래 세대를 위해 보존하는 유산으로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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