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시청 승부수, 성수동 배경의 이 드라마는 성공할까
[김상화 기자]
▲ 드라마 '브랜딩 인 성수동' |
ⓒ U+모바일TV |
OTT 시장의 경쟁이 날로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각 업체들은 개성 넘치는 작품들로 구독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서비스는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대작들로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이에 맞선 티빙, 웨이브 등 토종 업체들 또한 독특한 기획의 작품들로 클릭과 결제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들의 경쟁을 바라보고 있는 후발주자가 있다. LG유플러스가 운영중인 U+모바일TV는 국내 이통사의 유일한 OTT로, 시장에서의 인기-점유율은 평가하기 어려울 만큼 열세에 놓여 있다. 현존 유일 이통사 OTT라는 희소성은 존재하지만 킬러 콘텐츠의 부재, 건당 결제 중심의 서비스 등의 한계 때문에 이 서비스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럼에도 U+모바일TV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양을 늘려가면서 조금씩 이용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BS, 채널 A 등 기존 TV 매체와의 동시 방영으로 눈길을 모은 <서치 미>, <맨 인 유럽>, <내편하자> 등으로 존재감을 키운데 이어 최근 들어선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된 <하이쿠키>, <밤이 되었습니다> 등을 내놓았다.
지난 5일부터 월~목 4편씩 연속 공개중인 <브랜딩 인 성수동> 역시 U+모바일TV의 새로운 드라마 시리즈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드라마 '브랜딩 인 성수동' |
ⓒ U+모바일TV |
'성수동'이라는 제목 속 단어만으로도 어느 정도 이 드라마의 성격은 짐작이 가능하다. <브랜딩 인 성수동>은 최근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유행을 선도하는 성수동 소재 마케팅 업체 '성수 에이전시'의 열혈 팀장 강나언(김지은 분)과 짝사랑남 소은호(로몬 분)을 중심에 둔 오피스 로맨틱 미스테리 코미디 물이다.
강나언 팀장은 죽은 브랜드도 살려내고 재기 불능 스타도 해외 영화제 수상 후보로 만들어 놓을 만큼 독보적인 능력을 지닌 인물로 그려진다. 새롭게 담당한 글로벌 뷰티 브랜드 XU의 대형 프로젝트 또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따낼 만큼 경쟁력 있다. 하지만 잘 나가는 만큼 주변에는 그녀의 능력을 시기, 질투, 음해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더군다나 XU는 과거 동물 실험 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전력과 브랜드 오너(특별출연 신현수 분)에 대한 흉흉한 소문 때문에 그리 달가운 프로젝트는 아니었다. 그리고 '마케팅은 정의로워야 한다'는 신념의 인턴 사원 은호는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른다. <브랜딩 인 성수동>은 향후 나언-은호의 영혼 체인지, 이들의 목숨을 노리는 세력의 실체를 파헤치는 줄거리로 변주를 예고하고 있다.
▲ 드라마 '브랜딩 인 성수동' |
ⓒ U+모바일TV |
매회 25분 정도의 짧은 분량의 <브랜딩 인 성수동>은 나름 트렌디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엿보인다. 인스타그램 감성을 살린 오프닝 시퀀스 영상을 비롯해서 극중 강팀장의 동기 도유미(양혜지 분)가 올린 SNS가 순식간에 전파되는 과정을 생동감 있는 CG로 표현하는 등 제법 젊은 감각을 잘 녹여냈다.
기존 TV 드라마 대비 길지 않은 러닝 타임은 웹 드라마의 성격을 다분히 반영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천원짜리 변호사>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김지은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출연진들이 신인급이다.
'스낵컬쳐' 콘텐츠로서의 매력이 충분할 뿐더러 회원 가입만 하면 누구나 무료 시청이 가능하다는 장점은 분명 존재한다. 반면 이 서비스의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일반적인 이용자들에게 과연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칠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브랜딩 인 성수동>의 성패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 드라마 '브랜딩 인 성수동' |
ⓒ U+모바일TV |
<하이쿠키>, <밤이 되었습니다> 등 드라마가 소소한 입소문 속에 호평을 받긴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넷플릭스 방영에 힘 입은 바가 크다. 이마저도 기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에 비해선 큰 인기를 얻었다고 보기 어려울 만큼 U+모바일TV의 자체 제작 드라마의 흥행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이 드라마의 선택을 이끌만한 차별화 전략이 요구된다.
이통사 경쟁사들인 SKT (옥수수), KT (시즌)의 자체 OTT가 기존 업체 서비스로의 통합으로 사라졌을 만큼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다. 자체 콘텐츠의 수를 늘려가고 있는 U+모바일TV의 미래 또한 여전히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일단 예능 프로그램은 지상파, 케이블, 종편과의 꾸준한 협업으로 생존 가능성을 열었다. 하지만 드라마 분야에선 후발주자라는 점, 마이너한 방영 수단의 한계가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브랜딩 인 성수동>은 과연 이러한 조건을 극복할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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