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 송, 父 송능한과 부녀감독 계보 "아카데미行 자랑스럽다고…" [인터뷰 종합]

김유진 기자 2024. 2. 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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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셀린 송 감독이 데뷔작인 '패스트 라이브즈'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벅찬 마음을 전하며 선배이자 아버지인 송능한 감독의 반응을 함께 밝혔다.

셀린 송 감독은 6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이 24년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CJ ENM과 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 A24가 공동 투자·배급했으며, 오는 3월 10일(현지시간) 열리는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첫 공개 후 호평을 받아 온 '패스트 라이브즈'는 1월 개최된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5개 부문에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 수상하지는 못했다.

이후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노미네이트 소식이 전해졌고, 셀린 송 감독은 데뷔작으로 아카데미까지 단숨에 오르며 주목 받고 있다.

한국계 캐나다인인 셀린 송은 12세 때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주했다. 대학교에서 심리학 전공 후 미국 뉴욕에서 극작가로 활동했고,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패스트 라이브즈'로 장편 영화 연출에 데뷔하며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까지 오르는 데 성공했다.

셀린 송 감독은 "믿기 어려운 영광이다. 영화가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었는데, 지금 이렇게 1년 후까지 영화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투표해주신 덕분에 노미네이트까지 돼서 너무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제일 놀라운 것은, 첫 영화 데뷔작을 만들었는데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가 되지 않았나. 정말 영광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 그 단어밖에 생각이 안나고,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거듭 인사했다.

셀린 송 감독은 '넘버3'(1997)를 연출한 송능한 감독의 딸로도 유명하다.

'아카데미 노미네이트에 아버지가 해 준 말이 있냐'는 말에 셀린 송은 "너무 자랑스럽다고 하셨고, 그냥 정말 좋아하셨다"며 해맑게 웃었다.

이어 "너무 신났고, 온 가족이 정말 좋아했다. 사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뭔가 정말 재밌고 특이한 얘기를 하고 싶은데, 솔직히 굉장히 단순하고 심플하다. 그냥 좋고,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그런 것이다"라며 다시 미소를 보였다.

각본과 연출까지, 자신의 삶의 일부분을 영화 속에 녹여낸 셀린 송은 "'패스트 라이브즈'는 굉장히 개인적인 영화다. 제가 12살 때까지 한국에서 있다가 캐나다로 이민을 갔고 뉴욕에서 생활하기도 했는데, 그래서 영화에는 한국적인 부분과 캐나다, 뉴욕의 부분들이 다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전적인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한국이라는 배경 안에서 한국어 대사까지, 굉장히 한국적인 부분이 많이 담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영화를 관통하는 '인연'이라는 키워드를 언급한 셀린 송은 "한국에서는 누구나 아는 말이지 않나. 저희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되고, 또 세상에 나오면서 한국 사람 뿐만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인연'이라는 것에 대해 받아들이고 느끼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또 "겉으로만 한국적인 것이 아닌, 철학이나 이데올로기도 한국적으로 깊이 드러난 영화라고 본다"고 자신의 작품을 정의했다.

유태오와 그레타 리 등 출연 배우들 덕을 많이 봤다며 고마움도 고백했다.

셀린 송은 "유태오 씨의 오디션 테이프를 봤었는데,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화를 하고 즉석 연기를 해보는 과정을 거쳤었다. 코로나19 시기여서 화상으로 3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는데, '이 캐릭터구나' 싶더라. 같이 영화를 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패스트 라이브즈'가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까지 오르며 많은 관심을 얻기까지, 앞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기생충'을 비롯해 한국계 미국인 감독이 활약한 '미나리' 등의 좋은 영향이 있었음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셀린 송은 "너무 좋은 영화였던 '기생충'이 그런 길들을 잘 열어줬다. 특히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어가 많이 있는 영화인데, '기생충'처럼 자막이 있는 영화가 먼저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었기에 우리 이야기도 같이 사랑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영화의 상당한 부분이 한국어로 나오고 한국적인 요소가 많음에도 과거처럼 잘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일이 없어졌다고 본다. K-팝이나 K-드라마들이 앞서 그런 길을 열어줘서, 관객들이 '패스트 라이브즈'를 글로벌하게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없어진 것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3월 6일 '패스트 라이브즈' 국내 개봉과 아카데미 시상식 참석까지, 영화와 함께 하는 바쁜 여정을 이어갈 셀린 송은 "빨리 한국에 가서 여러분을 만나고 인사하고 싶다. 많이 긴장되지만, 영화를 어떻게 봐주실 지 기대되고 신나기도 한다"며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는 떨림을 드러냈다.

사진 = CJ ENM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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