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한 달 남은 ‘늘봄학교’ 준비 속도… 현장선 반발 여전
학교 리모델링 작업 외 대학 연계 프로그램 고민
교원·공무원 반발… '교원 분리 운영' 실효성 지적
전국 시도교육청이 원활한 늘봄학교 운영을 위한 사전 현장 준비에 돌입했다. 교육 프로그램 구축을 위한 외부 용역은 물론 지역 내 일부 학교를 대상으로 교실 리모델링도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다만 새 학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전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현장 교사들의 반발도 여전하다.
6일 교육부와 교육청 등에 따르면 경기·충북·충남 등 전국 시도교육청은 지난달부터 늘봄학교 현장 운영을 위한 내외부 시스템 개편을 진행 중이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늘봄학교) 1학기 운영 시작을 기점으로 전국 확대를 위해 학교, 지역 교육청별로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부연했다.
우선은 늘봄학교 외부강사 선정을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전남·전북 교육청의 경우 외부강사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 위촉을 마치고 추가 선정 과정을 진행 중이고 '한시적 정원외 기간제교사' 채용 과정도 밟고 있다. 충남·충북 외 강원 교육청 등도 기간제교원 임용 공고를 낸 상태다.
늘봄학교 세부 프로그램 수립을 위한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일부 교육청의 경우 지역 내 대학들의 협조를 받아 교육 프로그램 수립을 진행 중으로, 이를 위한 '늘봄학교 집중지원단'을 설치해 운영 예정인 곳들도 확인됐다. 늘봄학교 초과 수요를 대비한 준비도 나섰다. 과밀학교를 대상으로 추가 지원을 위한 세부책으로, 일부 학교에서는 늘봄교실 확충 차원에서 학교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또 다른 교육청 관계자는 "늘봄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조사된 만큼 여기에 맞는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교육청별로 교육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방식도 논의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늘봄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참여 의지가 높은 만큼, 중앙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가 지난달 1∼8일 예비 초1 학부모 5만2655명을 대상으로 늘봄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3.6%(4만4035명)가 참여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대통령까지 나서 지역 사회와의 협업을 촉구한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행정·재정 지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 학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전 준비가 더디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2학기 전국 도입을 위해서는 이미 1학기 운영 준비는 마쳤어야 하는데, 시범운영 학교들도 준비되지 않은 곳이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교원을 비롯해 '늘봄 실무 전담'을 하게 될 공무원들의 반대가 거세다. 교사들은 교육부가 규모가 크지 않은 학교에는 교감이 늘봄지원실장을 맡도록 하는 방안을 발표하자 반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전날 "지금도 교감의 업무는 포화상태에 있다"며 "작은 학교가 많은 도 지역의 경우 사실상 교감이 늘봄지원실장을 맡게 된다면 그게 무슨 교원 분리 운영체제인가"라고 지적했다.
늘봄 프로그램에 교원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안전사고나 학교폭력 문제 등이 발생하면 결국 교원에게 책임 돌아온다는 우려도 나온다. 초등교사노조는 "가장 큰 문제점은 학생들이 늘봄학교에 있는 동안 발생하게 될 각종 안전사고와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관리와 책임의 소재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담임교사가 사안처리 및 모든 책임을 떠맡게 된다면 늘봄학교를 교원과 분리해서 별도로 운영한다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교원의 늘봄학교 행정 부담 해소를 위해 공무원 등이 맡는 '늘봄실무직원' 6000명을 채용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들도 정책에 반대하고 나섰다. 전국시도교육청공무원노조는 전날 교육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공무원은 부족한 인력으로 업무증가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교육부는 지방공무원 인력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모범적인 사용자로서의 역할을 다해 달라"고 촉구했다.
반발이 이어지자 교육부는 현장과의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추진계획 브리핑에서 "학생, 학부모뿐만 아니라 교원도 함께 만족하는 늘봄학교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이를 위해 앞으로도 학생, 학부모, 교원단체 등과 긴밀히 소통을 지속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늘봄학교에서의 학폭 대응에 대한 우려에 교육부 관계자는 "학폭의 경우 정규교육과정 여부, 학교 안팎 여부의 문제가 아니다. 기존 절차대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안전사고의 경우 예방 조치를 늘봄 전담체제가 전담하게 된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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