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오는 거죠?" 이정효 감독, 정호연도 깜짝…'맨유 출신' 린가드 효과

김환 기자 2024. 2. 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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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서귀포, 김환 기자) 제시 린가드의 입국 소식에 광주FC의 이정효 감독과 정호연도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린가드는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검은색 후드와 캡 모자를 쓴 린가드가 입국장에 나오자 린가드를 기다리던 200여명의 팬들이 린가드의 이름을 외치며 그를 반겼다. 린가드는 장시간 비행으로 인해 피곤한 얼굴이었지만 손인사와 미소로 답했다.

팬 서비스도 훌륭했다. 린가드는 잠시 당황한 모습을 보였으나 몇몇 팬들에게 다가가 유니폼에 사인을 하고 함께 사진을 촬영하는 등 팬서비스를 진행했다. 이후 구단 관계자들의 인솔을 받으며 공항을 빠져나갔다.

린가드는 6일 FC서울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면 정식으로 K리그 선수가 된다. 린가드의 입단 기자회견을 8일 진행될 예정이다. 


린가드의 한국행 소식에 K리그도 들썩였다. 현재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2024시즌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광주FC의 사령탑 이정효 감독과 지난 시즌 K리그 영 플레이어상의 주인공 정호연도 린가드의 입단 소식에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광주는 2024시즌 리그 개막전에서 린가드가 입단할 예정인 서울과 맞붙는 팀이다. 린가드의 이적 소식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서귀포에서 미디어와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정효 감독은 린가드에 대한 질문에 "리그 흥행을 위해 홈 경기를 바꿔야 하나 싶었다"라며 웃었다.

광주FC의 홈 경기장인 광주축구전용구장은 1만 명 정도 들어올 수 있는 축구전용구장이지만, 서울의 홈 구장인 상암월드컵경기장은 6만 명 이상의 인원을 수용할 정도로 큰 구장이기 때문에 이정효 감독이 이런 농담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정효 감독도 "크게 본다면 경기장에 찾아올 팬들이 많을 것 같은데, 우리 경기장이 작아서 걱정이다. 일정이 너무 일찍 나오지 않았나 싶다. 일정이 조금 더 나중에 나왔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같은 날 미디어와 대화를 나눈 정호연도 린가드 소식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정호연에게 린가드 이야기를 꺼내자 정호연은 "진짜 오는 거죠?"라며 반문했다. 정호연이 취재진을 만났을 때 시각은 4시 반, 많은 인파가 인천국제공항에서 린가드를 기다리고 있는 시간이었다.

이어 "선수들끼리도 반신반의했다. (서울이) 린가드의 연봉을 어떻게 맞추는 건지 이야기도 했었다"라며 린가드의 서울 이적 소식에 광주 동료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도 말했다.

모두가 기대할 만하다. 린가드는 지금까지 K리그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들을 통틀어 가장 '네임 밸류'가 높은 선수다. 린가드는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가 현역 시절 뛰었던 잉글랜드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스 출신이며, 맨유에서 데뷔해 맨유 소속으로만 200경기 이상을 소화한 스타 플레이어다.

린가드는 커리어 초반에는 맨유에서 주전과 교체를 오갔지만, 이후에는 경기력이 떨어진 탓에 후보로 밀려났다. 저조한 퍼포먼스로 인해 한동안 비판을 듣던 린가드가 전환점을 맞이한 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임대였다.

당시 겨울 이적시장에서 웨스트햄으로 임대된 린가드는 시즌 후반기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며 웨스트햄의 공격을 이끌었다. 2020-21시즌 린가드가 웨스트햄에서 남긴 기록은 19경기 9골 4도움으로, 이 절반의 시즌이 린가드의 커리어 하이였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뛰어났다.

그러나 맨유로 돌아온 뒤에는 다시 벤치 자원으로 전락했다. 선발로 나서는 경기는 거의 없었고, 대부분 교체로 출전하거나 출전하지 못하다 경기를 마쳤다. 출전 시간을 원했던 린가드는 계약 만료를 앞두고도 맨유와 재계약을 맺지 않았고, 결국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했다.

노팅엄은 린가드를 영입하기 위해 린가드에게 구단 최고 연봉을 약속했다. 하지만 린가드는 더 이상 그 정도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아니었다. 린가드는 노팅엄에서 다른 이유도 아닌 순수하게 실력에서 밀려 나오지 못했고, 오히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주급을 수령해 팀의 주급 체계만 무너뜨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노팅엄과의 계약이 만료된 뒤 다시 자유계약(FA) 신분이 된 린가드는 새 팀을 찾았다. 바르셀로나처럼 명문 구단이나 PL의 에버턴도 린가드와 연결됐다. 리오넬 메시의 소속팀이자 미국프로축구(MLS)의 인터 마이애미, 스티븐 제라드 감독이 지휘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의 알 에티파크 등도 거론됐으나 린가드는 한동안 클럽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연결된 팀이 서울이다. 영국 현지발 소식이 먼저 전해졌다. 지난 2일 영국 '스카이 스포츠', 'BBC', '디 애슬레틱' 등 복수의 유력 매체들과 미국 'CBS 스포츠'의 벤 제이콥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일제히 린가드가 서울로 향한다고 보도했다.

린가드가 서울에서 뛴다면 그의 시그니처 세리머니인 '피리 세리머니'를 K리그에서 볼 수 있게 된다. 린가드는 한창 골을 넣을 때 득점 이후 피리를 부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쳤는데, 이는 현지에서나 국내 팬들 사이에서나 꽤나 화제가 됐다. 상대를 도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지만 그럼에도 상대의 속이 뒤집어지는 세리머니라는 이유였다.

서울 선수들과의 케미스트리도 기대된다. 린가드의 실력이 절정을 찍었던 웨스트햄 시절에는 웨스트햄 동료들이 린가드의 세리머니에 함께하기 위해 린가드가 세리머니를 펼칠 때 주변에서 '음악대'를 만들어 함께하기도 했다. 서울 선수들도 린가드의 득점 후 이런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도 관건이다.

사진=김한준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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