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 인터뷰] '포항 복귀' 허용준 "일본에서 멘탈 단련해…우승하고 시상식에 있고 싶어"
[풋볼리스트=제주] 김희준 기자= J리그를 경험하고 돌아온 허용준이 올 시즌 포부를 밝혔다.
5일 제주도 서귀포시 빠레브호텔에서 2024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박태하 감독이 부임한 포항스틸러스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1차 전지훈련을 마친 뒤 제주에서 2차 전지훈련을 이어간다.
허용준은 지난 시즌 베갈타센다이로 임대를 떠났다. 적응기를 거쳐 26경기 5골 1도움으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포항에 돌아왔다.
허용준은 일본 생활을 돌아보며 "처음 해외리그로 나가다 보니까 어려움들이 있었다. 문화나 축구 스타일에 적응하느라 한 6개월 정도는 정말 힘들었다. 적응한 뒤로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생각하지만 솔직히 아쉬움이 있다"며 "6개월 동안 힘들었던 걸 이겨내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멘탈이 강해진 느낌"이라고 소회했다.
허용준이 일본을 다녀온 사이 포항은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김기동 감독이 떠나고 박태하 감독이 부임했다. 허용준이 느낀 바로는 추구하는 스타일도 보다 직선적으로 바뀌었고, 훈련 강도도 훨씬 세졌다.
허용준은 그 속에서 팀과 개인 목표를 모두 챙기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올 시즌도 우승컵을 하나는 들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들고 싶다"며 "올해는 시상식에 가보고 싶다. 그곳은 그 시즌에 잘했던 선수들만 가는 자리라서 내가 거기에 있으면 잘한 시즌으로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1년 만에 돌아왔는데 포항에 많은 게 바뀌었나?
진짜로 많이 바뀌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감독님이 바뀌셨기 때문에 규칙과 규율, 축구 스타일도 바뀌었다. 적응하기는 힘든 것 같다.
특별히 이건 정말 많이 바뀌었다 싶었던 게 있는지
축구 전술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곧 경기가 있는데 전술 훈련을 할 시간이 많이 없었다.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하기에는 짧은 시간인 것 같아 걱정스러운 마음이 있다.
전술적으로는 어떤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나?
보다 직선적인 축구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김기동 감독님 때는 포항이 크로스도 많이 올리고 공격적으로 많이 했다면 박태하 감독님 전술은 직선적인 움직임도 많고 공 소유도 많이 할 것 같다.
직선적인 축구라면 측면 공격수의 역할이 중요할 텐데 본인이 많은 역할을 할 것 같은지
그렇게 큰 임무는 아직까지 주어지지 않았다. 지금 내가 잘할 수 있는 포지션에서 뛰는 건 아니다. 포항 와서 처음 해보는 자리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적응해 나가고 있지만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크다. 그래도 많이 배우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경기 스타일에 있어 참고하는 선수가 있는지
새로 누구한테 배우지는 않았다. 스스로 훈련 영상도 챙겨보고, 우리끼리 경기했던 영상도 보면서 최대한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구사하려고 노력한다.
지난 시즌 J리그를 경험했는데 전반적인 소감을 말한다면
포항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일본에 진출했고, 일본에서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좋은 모습도 많이 보여줬다. 그런데 처음 해외리그로 나가다 보니까 어려움들이 있었다. 문화나 축구 스타일에 적응하느라 한 6개월 정도는 정말 힘들었다. 적응한 뒤로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생각하지만 솔직히 아쉬움이 있다. 더 하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돌아왔기 때문에 다시 더 좋은 모습을 보여 한 단계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J리그와 K리그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
물론 K리그도 선수들이 열심히 하지만 뛰는 거리라든지 압박 속도나 템포가 워낙 빨랐다. 일본에 공을 잘 차고 영리한 선수들도 많다 보니까 처음에 따라가기 많이 힘들었다. 확실히 피지컬은 한국이 훨씬 좋다. 그 대신 일본은 많이 뛰고 공을 많이 차는 스타일이다.
J리그에서 경험 중 어떤 게 포항에서 뛸 때 가장 도움이 될 것 같은지
축구 내적인 요소보다는 멘탈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6개월 동안 힘들었던 걸 이겨내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멘탈이 강해진 느낌이다. 더 자세하게 얘기하자면 경기를 못 뛰어도 뒤에서 열심히 준비를 하는 모습이다. 준비를 잘 하면서 언젠가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신인의 마음으로 준비를 많이 했던 것 같다.
하창래가 일본으로 떠났는데 연락을 했나?
연락이 엄청 많이 오더라. 맨날 온다(웃음). 가기 전에는 일본 축구가 어떤 스타일인지, 문화가 어떤지, 어떤 걸 먼저 해야 되는지,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다 물어봐서 내가 다 얘기해줬다. 좋아하는 동생이 일본에 진출한다고 하니까 더 그랬지 싶다. 그 친구도 처음 진출하는 거라 굉장히 좀 힘들고 어려울 거다. 내 얘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도 연락이 왔는지) 저번 주에 연락이 왔는데 너무 좋고 행복하단다. 생활, 훈련 시스템, 한국에 없는 문화와 축구가 너무 좋다고 얘기했다. 나고야스탬퍼스라는 좋은 팀을 갔기 때문에 좋은 곳에서 오래 뛰라고 했다. 자기도 평생 있고 싶다고 얘기하더라. 돌아오지 말라고 안 해도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지난 시즌 포항 성적이 좋았다. 포항이 단계적으로 발전해서 지난 시즌에 우승컵까지 따냈는데 임대를 떠나 지켜본 입장은 어떤지
많이 부러웠다. 저기 내가 있었으면 우승컵을 같이 들어올리고 더 좋은 성적을 거두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포항이라는 팀은 김기동 감독님께서 5년 정도 팀을 만들어 왔다. 그게 작년에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한다. 화끈하고 좋은 축구를 보여줬다. 다만 그에 같이 어울리지 못했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이번 시즌은 내가 임대를 마치고 돌아왔기 때문에 지난 시즌처럼 잘 됐으면 좋겠네요.
그 아쉬움이 동기부여가 될까?
그렇다. 올 시즌도 우승컵을 하나는 들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 ACL을 들고 싶다.
ACL이 다음 주인데 상대가 전북이다. 좋아하는 쪽이었나 안 좋아하는 쪽이었나?
나는 좀 안 좋아했다. 강팀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계속 김기동 감독님이 있었으면 큰 걱정을 안 했을 텐데 많은 게 바뀌고 빠르게 첫 경기가 잡힌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선수들도 그거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시즌을 일찍 시작하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까?
선수는 경기를 많이 치르면 치를수록 좋다. 경기를 많이 하면 실력도 향상될 수 있다. 시즌 시작 시점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부상을 안 당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지금 주축 선수들이 많이 다쳐서 환자가 많다. 나도 무릎이 좋지 않아 어느 정도 통증을 감안하고 운동을 하고 있다. 이게 이어진다면 장기적으로 안 좋지 않을까 싶다. 작년보다 선수층이 많이 얇아졌고 그렇기 때문에 한 선수가 다쳐버리면 팀에 큰 타격이 있을 것 같다.
박태하 감독이 절박함을 강조했다. 본인의 절박함은 현재 몇 퍼센트인가?
80% 정도다. 솔직히 100%를 하고 싶지만 팀 상황이나 팀 분위기를 봤을 때는 100%까지는 그렇고 80%가 맞는 것 같다. 나머지 20%는 시즌 시작하고 팀이 늪에 빠지거나 이랬을 때 더 절실한 마음으로 준비할 것 같다.
지금 팀 훈련을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건지
아니다. 팀 훈련을 100%는 하고 있는데 무릎 상태를 감안하면서 하고 있다. 일단 A팀에서는 제외가 됐고 B팀에서 같이 하는 상태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라고 감독님이 얘기해주셨고 현재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김기동 감독과 비교했을 때 현재 훈련 강도는?
더 힘들다. 우리끼리 하는 경기가 많다. 경기를 하다 보면 선수들이 100%를 해야 하니 뛰는 양도 많아지고 가감속도 많아진다. 시간도 길어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건 사실이다. 첫 경기까지 기간이 짧으니 어쩔 수 없다. 선수들 피로감이 많이 쌓였을 거다. 모두가 생소한 전술을 하다 보니까 선수들이 어려움이 많고, 그러다 보니 빨리 인지를 시켜주려고 경기 형태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올 시즌 어떤 경기가 가장 기대되는지
FC서울이 가장 기대가 된다.
김기동 감독 때문인가?
김기동 감독님 때문도 있고 서울이 보강을 잘했기 때문에 서울이라는 팀을 꼭 이겨보고 싶다. 서울도 서울이지만 울산과 동해안 더비도 빨리 하고 싶다.
서울전이 기대되는 이유 중에 제시 린가드도 있는지
그런 건 없다. 서울이 어떤 축구를 보여줄까 기대된다. 우리도 전술이 바뀌었고 서울도 전술이 바뀌었으니 한 번 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다.
올 시즌 각오 한 마디
전지훈련 인터뷰마다 항상 얘기했는데 올해 시상식에 가보고 싶다. 그곳은 그 시즌에 잘했던 선수들만 가는 자리라서 내가 거기에 있으면 잘한 시즌으로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FA컵, 리그, ACL도 있는데 3개 중에 하나는 들어보고 싶다. 우승을 실현시키려면 절실한 마음을 가지고 준비해야 할 것 같고 다음 주 ACL부터 선수들끼리 뭉쳐서 잘 해결해야 할 것 같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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