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현우', 요르단전도 부탁해...'불사조 축구' 이끈 거미손
한국 축구대표팀은 64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까지 딱 두 걸음만 남겨뒀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대회 준결승에서 요르단과 맞붙는다. 이기면 카타르-이란전 승자와 결승전에서 만난다.
요르단은 이변의 팀이다. E조 3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뒤 준결승까지 진출하는 저력을 보였다. 물론 객관적 전력에선 한국이 크게 앞선다. 한국은 요르단과의 역대 전적 무패(3승3무)를 기록 중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23위로 요르단(87위)보다 64계단이나 높다. 경험의 차이도 확연하다. 요르단은 아시안컵 무대에서 4강에 오른 게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두 차례와 네 차례 경험했다.
수퍼컴퓨터도 한국의 압도적 우세를 점쳤다. 축구 통계 전문매체 옵타는 한국이 요르단을 꺾을 확률이 69.6%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지난달 25일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 수 아래로 여긴 요르단에 고전 끝에 2-2로 간신히 비겼다. 클린스만호는 2주 전 겪은 아찔한 기억을 말끔히 털어내고 2015년 이후 9년 만에 결승 무대를 밟는다는 각오다.
클린스만 감독이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은 수비다. '철기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경고 누적으로 요르단전에 나서지 못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 빈자리는 정승현과 김영권(이상 울산)이 메울 전망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오가는 박진섭(전북)도 출격 대기한다. 골키퍼 조현우(울산)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조현우는 "(김)민재가 같이 뛰지 못해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훌륭한 선수들이 있기에 걱정하지 않는다"며 "4강전을 이겨야 민재가 돌아온다. 하나하나 천천히 잘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거미손' 조현우는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더불어 클린스만호에 '불사조 축구'라는 별명을 안긴 주인공이다. 그는 원래 백업 골키퍼였다. 그런데 김승규(알샤밥)가 부상으로 중도 하차하면서 조현우가 조별리그 2차전부터 선발로 뛰었다. 갑작스러운 투입이었지만, 준비된 골키퍼 조현우의 활약은 눈부시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 역전승을 거뒀다. 조현우는 사우디의 3, 4번 키커의 슈팅을 신들린 선방으로 막아내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다.
이번 대회 최대 고비였던 지난 3일 호주와의 8강전에서도 조현우의 손끝이 빛났다. 한국은 연장 승부 끝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조현우는 몇 차례 호주의 날카로운 슈팅을 쳐내며 짜릿한 역전 드라마에 힘을 보탰다. 특히 후반 초반 마틴 보일의 연속 슈팅을 모두 쳐내며 호주의 공세를 막아내는 순간이 돋보였다. 왼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보일이 강력한 헤딩 슛으로 연결했으나 조현우가 빠르게 쳐냈다. 보일은 흘러나온 공을 재차 강하게 찼으나 이 역시 조현우의 선방에 막혔다.
조현우는 호주전 후 "선수들이 지치다 보니 완벽한 기회를 (상대에게) 내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며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몸이 반응했다. 간절하다 보니 선방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방이 있었기에 득점하고 이긴 것 같아 뿌듯하다. 4강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독일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화려한 선방쇼를 펼친 조현우는 '큰 경기에 강하다'는 평가를 놓고 "원래 강하다. 어떤 경기든지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하(카타르)=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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