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일본 군마현 조선인 추도비 철거에 “식민지 미화” 비판

임성빈 2024. 2. 6. 07: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일본 군마현의 조선인 강제연행 희생자 추도비 강제 철거에 대해 “일제의 과거 죄행을 부정하고 식민지 통치를 미화하는 비열한 망동”이라며 복원을 촉구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6일 논평에서 “군마현 당국이 추도비를 강제철거하는 파쇼적 폭거를 감행했다”면서 “강제연행의 직접적 피해자들과 그 후손들의 상처에 다시 칼질하는 용납 못할 반인륜적인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8일 일본 군마현 ‘군마의 숲’ 공원에서 시민들이 ‘추도비를 철거하지 말라’고 적힌 푯말을 든 모습. 다카사키(군마)=이영희 특파원

이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의 많은 나라와 민족들에 커다란 고통과 불행을 들씌운 일제의 과거 죄행을 부정하고 식민지 통치를 미화하는 비열한 망동”이라고 지적했다.

통신은 “희생자들을 추도하고 범죄에 대해 배상하며 과거의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가해 당국의 법적 의무이며 응당한 도리”라며 “군마현 당국은 내외의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폭발시킨 현 사태가 초래하게 될 후과를 숙고해야 하며 당장 추도비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마현 조선인 추도비는 일본 시민단체가 일제강점기 역사를 이해하고 한국과의 우호를 증진하기 위해 2004년 설치했다.

건립 당시 시민단체는 비석 앞에서 정치적 집회를 열지 않는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군마현은 2012년 추도비 앞에서 열린 추도제에서 참가자가 ‘(조선인) 강제 연행’을 언급했다는 점을 문제 삼아 2014년 설치 허가 갱신을 거부했고, 2022년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 격)는 현의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확정했다.

군마현은 시민단체에 추도비를 철거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자 지난달 29일 직접 행정 대집행에 들어가 31일 철거를 마쳤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