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빈, 자연스럽게 빠져든 운명작 ‘사랑한다고 말해줘’ [D:인터뷰]
좋은 작품, 사람 만난 것은 운.”
배우 신현빈은 ‘관계’의 의미를 천천히 들여다보는 ‘사랑한다고 말해줘’의 매력이 시청자들에게 통한 것 같아 감사했다.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작품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마음이 가는 작품에 진심을 담으며 차근차근 걸어 나갈 생각이다.
신현빈은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룬 멜로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에서 무명 배우 정모은 역을 맡아 시청자들을 만났다. 인생 처음으로 가져본 꿈을 이루기 위한 새로운 출발선에서 차진우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다.
이 작품은 배우 정우성의 10년만 안방 복귀작으로, 그가 오랜만에 도전하는 멜로 장르로 주목을 받았다. 정우성이 청각장애를 가진 화가 차진우를 연기한 만큼, 두 사람은 말이 아닌 눈으로, 또 수어로 대화하며 ‘소통’의 의미를 깊이 있게 보여줬다. “정우성의 눈을 이렇게 많이 본 사람이 또 있을까”라는 너스레를 떤 신현빈은 그래서 더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며 정우성과의 멜로 호흡에 만족감을 표했다.
“눈을 바라봐야만 대화를 하는 인물이었다.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도 그렇게까지 사람을 오래 바라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차이점이 생긴 것 같다. 별거 아닌 이야기를 할 때도 집중을 할 수 있었다. 잘 못 하는 외국어를 할 때 더 혈안이 되기도 하는데, 저도 그래서 더 집중을 했던 것 같다. 소리의 주고받음은 없지만, 감정을 오래 바라보게 되니까, 그걸 받아서 연기하는 면도 있었다.”
시청자들 역시 자신들처럼 이 드라마에 진지하게 몰입해 준 것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큰 사건 없이 전개되는 이 드라마를 향해 ‘힐링 드라마’, ‘잔잔하지만 빠져드는 드라마’라는 호평이 이어졌던 것이다. 특히 두 사람의 스며드는 관계를 따라가기 위해선 스킵이나, 요약본으로 볼 수 없는 작품이라며 호평이 이어졌다.
“(시청자들이) ‘아무 일이 없는 것 같은데 벌써 끝이 났다’라고 이야기를 해주시더라. ‘벌써 중간 광고를 하네’, 이런 반응들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소소한 이야기를 집중해서 봐주신 것이지 않나.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들이었다. 스쳐 지나가는 것들의 소중함. 그게 사랑이든, 풍경이든. 그 안에서 소통을 해나가고, 상대에게 집중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이런 것들을 잘 봐주신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여겼다.”
“잔잔한 드라마라 시청자들이 외면하진 않을지 걱정도 있었을 것 같다”는 말에, 신현빈은 “느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의사들의 잔잔한 일상으로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한 것처럼, 이번에도 이 드라마만의 매력과 메시지에 호응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 작품은 꽤 해왔었다. 멜로가 주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마지막에 가서야 마음을 확인하는 작품이었다. 오히려 그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33살, 40대 중반의 어른들이 사랑을 하는 것이지 않나. 또 그들의 상황이 안정이 된 상황 것도 아니었다. 뭔가를 계속 찾아가면서 발전시켜 가는 과정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호감이 있다고 두 사람이 바로 (사랑을) 시작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 지금의 속도가 다른 드라마보단 느리다고 할 수 있지만, 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라면 느리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았다.”
신현빈 또한 그래서 더 공감하며 연기했다. 또한 꿈을 향해 느리지만 묵묵히 나아가고, 주변인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정모은을 보며 새로운 것을 배우기도 했다. 멜로 드라마보다는 휴먼 드라마에 가까운 것 같다며, ‘사랑한다고 말해줘’의 현실적인 메시지를 강조했다.
“서로 만나서 호감을 느끼고, 다가가려는데 밀어내고. 그럼에도 가까워지고, 이런 단계들이 쭉 있는 작품이었다. 그 안에서 저도 뭔가 사람에 대한 것, 관계에 대한 것을 많이 생각했다. 친구, 가족들의 관계도 보여주는 작품이지 않았나. 내 곁에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느꼈다. 모은의 성장도 있다. 배우 지망생이었다가 결국에는 더 큰 역할을 하게 되는, 이런 부분도 성장이지만 사랑이나 친구들의 관계를 통해 성숙해질 수 있었다. 서로 굉장히 깊게 이해하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성장을 시켜 가는 이야기였다. 로맨스인 동시에 인간에 대한, 삶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아서제게도 영향을 많이 줬다.”
이렇듯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작품에 대해 신현빈은 ‘운명’이라고 표현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비롯해 ‘너를 닮은 사람’, ‘괴이’, ‘재벌집 막내아들’ 등 다양한 색깔의 작품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지만 ‘운’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작품에 출연하는 것 자체가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것을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게 되는 작품은 하게 되고, 못 하게 되는 작품은 결국엔 인연이 안 되더라. 생각지도 못하다가 할 때도 있는데, 그게 의외로 잘 될 때도 있다. 어떤 작품은 제게 괴로움을 주지만, 그걸로 인해 제가 성장을 하거나 다른 작품에 캐스팅이 되기도 한다. 나는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작품도 활발하게 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난 것 같다. 지나고 나서 복기하는 타입은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남게 되면, 그 사람들과 만났을 때 그때를 이야기하게 된다. 그게 되게 저에게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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