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NS' 감독 "키워드는 '개싸움', 처음엔 욕 많이 먹을 줄" [엑's 인터뷰①]

조혜진 기자 2024. 2. 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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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LTNS' 감독들이 작품을 만들며 했던 고민들과 작업 과정, 이를 통해 전하려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LTNS'(극본·연출 임대형·전고운(프리티 빅브라더))는 짠한 현실에 권태로워진 5년 차 부부가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들의 뒤를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총 6부작으로, 지난 1일 모든 회차가 공개된 작품은 파격적인 소재와 유쾌한 대사, 감각적인 연출로 젊은 시청층 사이 계속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전편 공개를 마친 후 임대형 감독은 "열심히 만들었고, 다들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오픈됐다는 게 기뻤다. 보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 만났을 때 반갑다. 이솜 배우는 은퇴작이고 안재홍 배우는 복귀작이다 이런 이야기 나올 때 뿌듯하다"며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반응 찾아다니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LTNS'는 영화 '윤희에게'의 임대형 감독,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이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받은 바. 감성적이었던 전작과는 달리 'LTNS'에는 다소 수위 높고 센 발언들이 오고 가며 재미와 긴장을 안긴다. 감성적이던 두 감독이 만나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한 것에 임 감독은 "미드에 비하면 아기"라고 했고, 전고운 감독 역시 "그에 비하면 너무 귀엽다"며 웃었다.

이어 임 감독은 "저희는 어떤 소재를 갖고 모여서 글을 쓴 게 아니고 '좋아하는 감독님과 같이 드라마 대본을 끝까지 완성해 보자' 하는 게 목표였다"며 "찍을 거라 생각도 못했고 쓰다 보니 욕심이 붙어 찍어볼까 했다. 둘이 모여 땅을 팠고, 무에서 유를 만들었다. 블랙코미디 해보자는 공감대, 공통의 취향이 있었다. '웃긴 거 써보자' 이런 목표로 쓰기 시작했다"고 진한 블랙코미디 시리즈가 탄생한 배경을 밝혔다.

영화가 아닌 OTT 플랫폼을 택했지만 표현 수위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전 감독은 작품을 기획할 당시엔 OTT가 더 개방적인 느낌을 받았다며 "신선하고 본 적 없는 걸 생각하다 보니까 솔직하게 대사로라도 표현을 해보자 했다. 저희도 경직돼 있던 걸 풀고, 최대한 다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썼기 때문에 수위에 대한 조율은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감독들은 서로의 자기검열을 낮춰주는 역할을 했다며 "이미 다 쓰고 찍고 편집하고 다 해서 (저희는) 무뎌져 있는 상황이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수위 이야기를 하는 것에 새삼스러운 경험을 하는 중임을 이야기했다.

주인공 부부 우진(이솜 분)과 사무엘(안재홍)은 먹고살기 위해 분투하다 결국 불륜을 쫓아 협박한 돈으로 손해 본 집값을 만회하려는 '영끌족'. 그러나 강 건너 불구경하듯 다른 불륜 커플을 뒤쫓던 부부도 결국은 각자 정서적, 육체적 외도를 경험했던 것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결말의 의도에 대해 전 감독은 "자기 발등 자기가 찍는 것"이라며 순리적인 결말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코인사고 주식 사는 한탕주의도 불안정하니까 하는 것이지 않나. 지금 이대로 사는 게 미래가 없는 것 같으니 쏠리는 건데, 그런 것과 맞물려 도파민 과잉의 시대가 온 것 같다. 전체적으로 다루다 보니까 이런 이야기들이 탄생한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임 감독은 "남의 사연은 거리를 두고 관찰하며 웃으면서 보기도 하는데 내 얘기가 됐을 때 참담해지지 않나"라며 코미디의 특성을 살린 포인트도 설명했다.

결국 '감정의 끝'을 달린 부부는 결혼 생활 당시엔 그토록 관계 회복이 안 되던 것과 달리, 각자의 삶을 살다 다시 만난 후에야 제목 그대로 'LTNS(Long Time No Sex, 롱 타임 노 섹스)'에 성공하는 결말을 맞는다. 엔딩의 의미는 결혼 제도에 대한 풍자라고. 전 감독은 "결국에는 모든 걸 다 털어내고, 바닥을 보고 결혼을 끝내고 났을 때 다시 섹스를 하는 것 자체가, 결혼 제도에 대한 아이러니를 풍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부부, 인간의 씁쓸한 이면을 보게 한 'LTNS'를 기획하며 잡은 키워드는 '개싸움'이었다. 임 감독은 "정말 싸움의 끝을 보여주자 했다. 우리가 흔히 잘 보지 못하는 싸움. (사람들이) 그렇게 한 번씩 싸웠을 것 같지만 그렇게까지 싸우면서 사는 사람들은 잘 없지 않나. 이 드라마에서 그런 순간을 보여주면 좋겠다 했다. '저렇게 시원하게 말을 하네?'하는 그런 연출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전 감독도 고개를 끄덕이며 "얘네들이 권태롭고 불안정하고 이럴 바에는 그냥 솔직하게 다 싸워라, 그게 깨지든 어떻게 되든 차라리 더 나을 수도 있겠다 했다. 다들 (이렇게는) 못하고 사는 거니까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사랑의 이면, 사람의 이면을 보여주기에 적합한 소재"라고 생각해 '불륜'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가져왔다. 다만 작품은 계속해서 웃음을 유발하고 전체적으로 유쾌한 톤이다. 이에 대해 전 감독은 "코미디 톤을 잡는 게 저희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이었고 어려웠다. (시청자들이) 저희가 노력한 만큼 적절하게 재밌게 보고, 적절하게 비판적이라 우리 마음을 잘 알아줘서 신기했다"며 밸런스를 잡는 것에 공들였다고 했다.

이어 그는 "자극적인 단어만 모여 있는 느낌이 들어서 (처음엔) 욕을 많이 먹을 줄 알았다. 막상 오픈이 되고 이면을 많이 봐주셔서 감사하고 기뻤다. 랜선 친구를 만난 느낌이었다. 코미디적인 건 블랙코미디가 기본 톤이었다. 그래야 이렇게 심각한 이야기를 훨씬 릴렉스하게 받아들이고 생각할 것 같았다. 사회가 많이 경직돼 있는데 완화하고 싶었다"고도 이야기했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티빙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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