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감독님 빨리 오셨으면" KIA 주장의 외침…구단 "무분별한 설에 당혹" 일축

유준상 기자 2024. 2. 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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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캔버라, 유준상 기자) 지난달 30일 1차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양현종(KIA 타이거즈)은 "솔직히 스프링캠프 초반만큼은 감독님이 나서거나 이럴 상황이 많이 없었다. 선수들은 빠르게 몸을 만들고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가려고 준비하기 때문에 그 시기는 선수들에게 많이 맡기는 만큼 감독님의 빈 자리에 대해 생각하는 건 급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KIA는 사령탑 없이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와 마주했다.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김종국 전 감독을 해임하면서 사령탑은 공석 상태가 됐다. 스프링캠프 출국만을 기다리던 선수단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처할 수 없었고, 결국 진갑용 수석코치를 비롯한 나머지 코치들이 사령탑의 공백을 함께 메우고 있다.

선수들은 동요하지 않고 차분하게 일정을 소화 중이다. KIA는 호주 캔버라에 위치한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1일부터 3일까지 첫 턴을 소화한 뒤 하루 휴식을 취했고, 5일 두 번째 턴에 돌입했다. 베테랑 선수들은 물론이고 젊은 선수들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훈련에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양현종과 달리 '주장' 나성범은 하루빨리 새 사령탑과 만나길 바라고 있다.

5일 훈련 이후 취재진을 만난 나성범은 "워낙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까 순간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선수들도 많고, 선배들이 있어도 감독님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투수들도 그렇고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왔는데, 나도 처음 겪는 일인 만큼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빨리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또 그는 "출국 때 인터뷰했던 것처럼 (지금 상황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새 감독님이 빨리 오셨으면 한다"며 "감독님이 계시는 것과 그렇지 않은 건 솔직히 천지 차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도 빠르게 선수들을 파악하셔야 하고 (시즌에 대해) 구상해야 하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에 머무르고 있는 심재학 KIA 단장도 현장의 분위기를 모를 리가 없다.

심 단장은 이날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호주에 머무르고 있는 코칭스태프나 운영팀, 선수들과 전화와 메신저로 계속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다. 불편한 건 없는지, 또 필요한 건 없는지, 환경이나 음식은 어떤지 등에 대해 나성범뿐만 아니라 고참 선수들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치들과도 매일 연락 중이다. 국내에서 호주 훈련 일정을 받아보고 있고, 특이사항이 있으면 진갑용 수석코치를 통해 듣고 있다. 또 호주에 있는 운영팀장으로부터 매일 보고를 받고 있다. 오늘(5일) 같은 경우에도 비가 내린 상황에서 어떻게 운동을 소화했는지 등에 대해 매일 체크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감독 해임 이후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KIA는 사령탑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 상황도 특수하고 주어진 시간도 짧았다. 일단 후보군을 압축하는 작업은 마무리됐다.

심 단장은 "지금의 상황을 빠르게 수습해야 하고, 또 지금의 코칭스태프와 합이 잘 맞아야 한다. 선수들과의 조합도 중요할 것 같다"며 "조건을 따지려면 정말 힘들다. 고민이 많았다. 주말에도 쉬지 않고 계속 출근했고, 후보군에 오른 인물에 대해 과거 인터뷰 내용 등을 찾아보면서 준비했다"고 현재까지의 상황을 설명했다.

다만 심재학 단장은 "무분별한 설도 돌고 있는데, 그럴 상황이 아니다. 이제 막 논의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 좀 당혹스럽다. 아직 면접이 진행된 단계도 아니다. (후보라고) 전달됐다면 보통 소문이 나지 않을까"라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돌고 있는 '설'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주장 나성범의 바람대로 새 사령탑이 빠르게 팀에 합류할 수 있을까. 아직 정해진 건 없다. 심재학 단장은 "시점을 정해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이번주 설 연휴가 껴 있다. (그룹 내) 보고 체계라는 것도 있다 보니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서 "되도록이면 호주 캠프가 끝나기 전까지는 작업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감독 선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면접 준비은 어느 정도 마친 상태다. 심 단장은 "면접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질문 리스트를 만들어놨다. 이제 그 질문을 던졌을 때 (면접을 보게 될 후보들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도 한 번 봐야 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심재학 단장도 사령탑 없이 훈련을 이어가야 하는 선수들의 상황이나 마음을 이해한다. 그래서 최대한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시즌이 끝난 뒤 감독을 선임한다면 타 팀 코치들도 대상이 될 수 있고 후보도 훨씬 많은데,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빠르게 팀에서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감독을 선임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며 "성적을 내는 건 당연히 감독으로서 해야 하는 일인데, (소통적인 부분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외부에도 빠르게 팀에 녹아들 수 있는 성격을 보유한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 캔버라, 유준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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