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후계자 머물다가 왕 됐는데…암 진단 받은 英 찰스 3세
영국 찰스 3세(75) 국왕이 암 진단을 받았다고 5일(현지시간) 왕실이 밝혔다. 최근 전립선 비대증 치료 중에 발견했지만, 전립선암은 아니라는 게 영국 왕실의 전언이다.
영국 왕실은 국왕이 이날부터 정식 치료를 시작했다고 했다. 암의 단계나 예후에 관해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영국 왕실은 국왕이 치료에 대해 긍정적이며, 가능한 한 빨리 공적 임무로 완전히 복귀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찰스 3세 국왕은 장남 윌리엄 왕세자와 차남 해리 왕자에게는 개인적으로 진단 사실을 알렸고, 미국에 살고 있는 해리 왕자는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영국으로 갈 예정이다.
이날 노퍽주(州) 샌드링엄의 영지에서 런던으로 이동한 찰스 3세 국왕은 외래 진료를 시작했다. 공식 행사 참석은 중단하지만, 서류 작업과 회의 등 국가 원수로서의 헌법적 역할을 계속할 전망이다.
앞서 찰스 3세 국왕은 지난 4일 샌드링엄에서 교회 예배에 참석하며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건재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런던에서 전립선 비대증 수술을 받고 퇴원한 뒤 첫 공개 행보였다. 영국 왕실은 “치료 중 별도의 우려되는 점을 확인했고, 이후 암으로 진단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왕실은 통상 건강에 대한 세부 사항을 사적인 문제로 간주해 철저히 보호하지만, 찰스 3세 국왕은 최근 자신의 치료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이번에도 왕실은 “국왕이 불필요한 추측을 막기 위해 암 진단 사실을 공개하기로 선택했으며, 암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위해 대중적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찰스 3세 국왕은 전립선 치료 사실을 공개하면서도 남성의 전립선 질환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리시 수낵 총리와 야당인 노동당 케이어 스타머 대표 등은 국왕의 완전하고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수낵 총리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폐하의 완전한 회복을 기원한다”며 “그가 곧 전력의 상태로 돌아올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온 나라가 그의 안녕을 기원할 것임을 알고 있다”고 적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우려를 표하며 국왕과 통화하겠다고 밝혔다. 영연방 국가인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X에 “전국의 캐나다인, 전 세계인과 마찬가지로 암 치료를 받는 찰스 3세 폐하를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의 빠르고 완전한 회복을 바라고 있다”고 했다.
영국 왕위 계승자인 윌리엄 왕세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42) 왕세자빈도 같은 병원에서 복부 수술을 받았다. 왕세자빈의 질환은 암은 아니며, 2주간 입원한 뒤 윈저에서 요양 중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찰스 3세 국왕은 문서 업무와 총리와의 주간 알현도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대면이 아닌 통화를 통해 할 수도 있다. 또 케이트 왕세자빈의 복부 수술 이후 대외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는 윌리엄 왕세자가 이번 주 복귀해 아버지를 대신해 이전보다 많은 업무를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일간 가디언은 70년을 후계자에 머물다가 즉위한 국왕이 이제 막 성과를 내고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와중에 암 진단을 받게 됐다면서, 그의 향후 역할에 의구심을 낳게 됐다고 짚었다. 찰스 3세 국왕은 약 70년을 후계 서열 1위로 지내다 지난 2022년 9월 8일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면서 즉위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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